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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8주 수요일-고맙고 죄송한 행복

by 당쇠 posted Oct 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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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여라,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는 자들.
불행하여라, 윗자리를 좋아하고 인사받기를 좋아하는 자들.
불행하여라,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은 자들.
불행하여라,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놓고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 하지 않는 자들.”

불행선언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저에게 해당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불행해야 하는데 저는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행복하다고 강변을 합니다.

어찌된 것입니까?
행복하다는 것이 저의 착각입니까?
저의 착각도 있는 것 같고,
불행하지 않음은 물론 행복한 것도 사실이니 행복하지만
어느 정도만큼 행복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저의 행복의 한 부분은 위선의 행복입니다.
제가 하느님처럼 지상선은 아닐지라도 얼마간 선하다고
저 자신도 착각하기에 자신에 대해서 만족하고,
저도 저 자신에게 속으니 다른 사람들도 저의 위선에 속아
저를 사랑해주어 행복한 것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무조건 행복하다고 강변을 하지만
실상 저는 많은 분들의 사랑 덕분에 행복합니다.
그러나 언젠가,
저 자신에게건 남에게건 더 이상 저의 위선을 숨길 수 없을 때
그때 저는 아무런 선이 없는 저 자신으로 인해 불행할지도 모릅니다.
그럴 날이 머지않을 것이지만,
그러나 그날을 오히려 기다립니다.
그때 비로소 저는 위선을 벗고 가난한 저를 직면하며
지금의 위선된 행복보다 더 완전한 행복을 만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의 행복은 또한 저의 짐은 지지 않고
남이 저의 짐을 대신 지어주는 덕분에 가능한 행복입니다.
우리가 져야 할 짐을 대신 진 야훼의 종과는 다르게
저는 정말 제가 져야 할 짐,
그러나 저도 지지 못할 무거운 짐을 남에게 지어주고,
대신 저는 아주 편하고 성공의 열매만 따먹는 나쁜 사람입니다.
저는 전형적인 부르조아입니다.
저는 수없이 이거하자, 저거하자 하고는 사람들에게 짐을 지웁니다.
그래서 제 주위사람들은 저로 인해 지게 된 짐으로 힘겹습니다.

저의 행복은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데도
제 짐을 이렇게 기꺼이 대신 지어주는 많은 분들의 사랑 덕분입니다.
그러니 이런 분들이 있어서 행복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도 죄송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 스스로 모든 짐을 져야 할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 저는 거부하지 않고 그 짐들에 대해
하느님께 기꺼이 순종할 수 있도록 마음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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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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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10.13 18:59:56
    너무 자기 자신을 비하(卑下) 시키는 것도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사랑 하기때문에 사랑을 받는 것이지요 !
  • ?
    홈페이지 지금 2010.10.13 18:59:56
    신부님!
    고맙고 죄송한 행복을 바라보는
    지금, 더욱 행복합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마음안에 있듯이
    행복도 행복해 하는 마음안에서 쏟아나는듯 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10.13 18:59:56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행복하다고 느껴질 때
    불현듯 "내가 이렇게 행복해 해도 되는 건가?"
    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
    라는 말씀을 떠올리게 됩니다.

    세상이 주는 평화와 그분이 주시는 평화사이에서
    “드러나지 않는 무덤‘으로 존재하는 건 아닌지
    이아침에 다시 한 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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