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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따라 가고 싶어

by 이마르첼리노 posted Nov 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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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따라 가고 싶어



    엄동의 나목으로 움츠리다가
    연두 빛 새순들이 초록이 되고
    천지가 홍엽으로 불타오르더니
    붉은 얼굴에 화장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오늘은 땅에 떨어졌구나.

    너의 이름은 나뭇잎!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나보다
    바람이 너를 땅에 내려놓을 때
    하늘을 나는 기분이 어떠했니?
    너를 바라보다 나를 보았다.

    삭풍의 얼었던 손
    훈풍에 녹이고
    폭풍에 상처받고
    미풍에 달래던 마음
    이제는 고운 모습으로 떠나는 너
    한 세상 살다가는 네가 부럽다.
    아름다운 마감이여!

    얼굴엔 평화
    가슴엔 불타는 사랑
    바람 따라 부르던 찬미의 노래
    너를 지어내신 분께 온전히 돌려드리는
    기쁨에 찬 가난함이여!
    네가 먼저 가거든
    날 기억해 다오

    나의 작은 가슴에도
    작은 불씨 남은 채
    아름답게 떠날 수 있도록...

    너와 나는 같은 고향
    같은 근원에서 왔으니
    우리다시 거기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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