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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제2주일-소박데기가 아닌 그리스도의 신부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an 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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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에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드러내신 주님께서는

이제 가나 촌 혼인잔치에 참석하시고 거기서 공생활 최초의 기적을 행하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주님께서 왜 공생활의 시작을

혼인잔치에 참석하시는 것으로 시작하셨을까 의문이 드는데

제 생각에 그것은 우리 인간의 잔치에 참여하시는 분임을 공현하기 위함일 겁니다.

 

잔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이고 기쁨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어렸을 때 저의 경험을 보면 이 잔치에는 친척들 뿐 아니라

동네사람 모두 참석하고 심지어 다른 동네 거지들도 참석합니다.

 

혼자서는 기쁠 수 없기에 모두 함께 기쁨을 나누려 잔치를 벌이는 것인데

주님도 이 인간의 잔치에 함께 하심으로써 기쁨을 더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주님을 생각할 때 우리는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릅니까?

어떤 사람은 기적을 행하시는 주님과 가르치시는 주님이 떠오를 것이고,

가톨릭 신자들 대다수는 잔치 상의 예수님,

거기서 먹고 마시시며 즐겁고 기쁘게 사람들과 함께 나누시는 주님보다

수난의 주님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복음을 보면 예수님은 먹고 마시는 분으로 나옵니다.

요한이 빵과 포도주를 먹지 않자 마귀 들렸다고 하고

당신이 먹고 마시자 먹보요 술꾼이요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주님은 비판하시는데 주님은 분명 크고 작은 잔치에 참여하시고 

오늘처럼 혼인잔치에도 참석하셨으며 세리들과 죄인들의 잔치에도 함께 하십니다.

그렇다면 주님께서 잔치에 참여하시는 뜻은 무엇입니까? 왜 잔치에 참여하십니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당신이 임마누엘 주님이요

사랑의 주님이심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건 고고하게 하늘에서 초월자로 계시려고 하셨다면

이 세상에 오시지 않으셨을 텐데 주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셨고 그럼으로써

죄 외에는 모든 점에서 우리 인간과 똑같아지려 하셨으며

그럼으로써 쓰레기처럼 버림받은 소박데기인 우리를 당신의 아내로 삼으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1독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다시는 네가 소박맞은 여인이라, ‘버림받은 여인이라 일컬어지지 않으리라.

오히려 너는 내 마음에 드는 여인이라, 너의 땅은 혼인한 여인이라 불리리니

주님께서 너를 마음에 들어 하시고 네 땅을 아내로 맞아들이실 것이기 때문이다."

 

참 아름다운 얘기인데 저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눈물의 웨딩 드레스'라는 영화를 봤을 때입니다.

 

'눈물의 웨딩 드레스'는 가족을 위해 윤락녀가 된 여자를 사랑하게 된 대학생이

가족의 반대에도 그 여자와 결혼한다는 그렇고 그런 영환데 대학생이었던 저도

그 얘기가 너무 감동적이어서 그러려고 생각한 적이 있지요.

 

그리고 제대 말년에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진정 사랑해서 그런 생각을 했다기 보다는

매우 감상적인 생각 또는 연민에서 그런 생각을 한 거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를 높이는 진정한 사랑으로 우리를 당신 아내로 삼으십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런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이것이 그 유명한 Sponsa Christi 교회론인데

이렇게 교회가 그리스도의 신부라면

교회의 구성원들인 우리도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잔치에 참여하시는 또 다른 뜻이 있습니다.

그것은 잔치가 인간들만의 잔치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의 거룩한 잔치가 되고 성사가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혼인은 본래 두 사람의 서약만으로도 이루어지지만

교회의 사제 앞에서 서약함으로 성사가 되고,

하느님과 무관한 혼인이 아니 되게 하는 것과 같지요.

 

아무튼, 우리의 슬픔과 괴로움뿐 아니라

기쁨과 즐거움도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주님의 사랑을 느끼는 오늘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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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1.16 08:12:15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2.01.16 08:11:38
    21년 연중 제2주일
    (성소를 살아가는 사람들)
    http://www.ofmkorea.org/397013

    20년 연중 제2주일
    (당신은 누구시오며, 벌레만도 못한 저는 누구이옵니까?)
    http://www.ofmkorea.org/308812

    19년 연중 제2주일
    (기적을 일으키심은 사람을 일으키심)
    http://www.ofmkorea.org/188343

    18년 연중 제2주일
    (우리는 제자이며 동시에 스승이다.)
    http://www.ofmkorea.org/116524

    17년 연중 제2주일
    (모태에서부터 빚어진 하느님의 새 사제)
    http://www.ofmkorea.org/97738

    16년 연중 제2주일
    (버리지도 버림받지도 않는 삶)
    http://www.ofmkorea.org/86109

    15년 연중 제2주일
    (병아리는 알을 깨고, 새는 둥지를 떠나야)
    http://www.ofmkorea.org/74088

    14년 연중 제2주일
    (불과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
    http://www.ofmkorea.org/59652

    13년 연중 제2주일
    (한 하느님으로부터 모든 것이)
    http://www.ofmkorea.org/47450

    12년 연중 제2주일
    (시집보내는 아버지처럼, 시집가는 딸처럼)
    http://www.ofmkorea.org/5499

    10년 연중 제2주일
    ("오히려")
    http://www.ofmkorea.org/3529

    09년 연중 제2주일
    (눈여겨 봄)
    http://www.ofmkorea.org/2016
  • ?
    홈페이지 가온 2022.01.16 06:33:4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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