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과 주님이 서로에 대해 한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말씀에 조금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나타나엘은 나자렛이라는 곳에 대한 지역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런 형편없는 곳에서는 좋은 것이 나올 수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당신을 폄하하고 있는데도 주님께서 그를 좋게 평가하시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나타나엘에게는 거짓이 없다는 주님의 말씀도
그가 자기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지결코 좋게 평가하여 하신 말씀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나타나엘에 대한 예수님의 평가가 좋은 평가라고 우리가 믿는다면
나자렛에서 좋은 것이 나올 수 없다는 그의 말은
교만한 인간의 무례한 표현도 아니고
편협한 인간의 지역감정적 표현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말의 뜻은?
그 말은 나타나엘이 특별히 교만하거나 편협해서 한 말이 아니라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보통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거나,
진정 나자렛에서는 메시아가 나올 수 없다는 확신의 표현일 것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나자렛에서는 메시아가 나올 수 없기에
예수님은 나자렛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나온 분이며
그래서 나타나엘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임을 믿게 된 것이 아닐까요?
나자렛에서 메시아가 나온다는 건 나타나엘 뿐 아니라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나자렛이 아닌 예루살렘에서 나온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필립보가 “와서 보라”고 초대하여 가서 보니,
예수님은 나자렛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하느님의 아들이었던 거지요.
우리는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얘기로 들으면 믿지 않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실제로 보면 믿게 됩니다.
그것이 인간이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한 것이라는 걸 말입니다.
저는 제가 북한과의 일을 성사시킨 것이 제가 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 과정의 많은 일들은 저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그 일은 제가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신 것인데
저와 함께 하며 그것을 직접 보지 않고 말로만 들은 사람은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 아니라 뻥이라고 할 겁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까지 오셨으니 가서 뵙는 게 예의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목동들이 가서 보았고,
동방박사가 그 멀리서부터 와서 보았으며,
안드레아와 다른 제자가 가서 보았고,
시몬과 오늘 나타나엘도 가서 보았습니다.
그러나 가서 뵙는 것은 예의 때문만이 아닙니다.
가서 뵈어야 우리에게 하느님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공현하셨지만 찾아뵙는 열성과 현장성이 없으면
하느님이 발생하지 않음을 주님 공현을 앞두고 깊이 마음 새깁니다.
내려 놓으며 더욱 깨어 작은이의 음성 귀 열기를 빕니다
감사드리며 새해 은총 가득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