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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디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 풍구가 되어

by 당쇠 posted Jan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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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I am reminding you now to fan into a flame the gift of God
that you possess through the laying on of my hands"
오늘 디모테오서의 영어 번역입니다.
영어 번역을 인용한 이유는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를
“to fan into a flame the gift of God"으로 번역한 것이
제 마음, 아니 제 정서에 와 닿았기 때문입니다.
“to fan into a flame"이란 말이
어렸을 때 돌리던 풍구를 생각나게 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 저는 불 담당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저는 저의 집에서 제일 일찍 일어나기 때문에
겨울이면 일어나자마자 불을 피워
물도 데우고 식은 방구들도 덥힙니다.
그리고 잘 때는 저녁밥하고 난 불에 왕겨를 덮어 밤새도록 타게 합니다.
이때 풍구를 돌리면 왕겨에 불이 붙으며
무덤 모양의 왕겨더미가 발갛게 불 봉분으로 변합니다.
불을 붙이고, 불을 피우고, 불을 태우고, 불을 때는 것,
그래서 우리 가족이 밤새 따듯하게 잠을 자게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어렸을 때 저의 큰 기쁨이자 행복이었습니다.
특히 막내인 제가 일찍 일어나 물을 덥혀 놓으면
가족들이 요즘같이 추운 겨울 따듯한 물에 세수하게 하는 것,
이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안수를 통하여 디모테오 안에
하느님 은사의 불을 붙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 편지를 씀으로써 이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 은사를 다시 불태우라고 불을 지피고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바오로의 편지와 상기시킴은 일종의 풍구질입니다.

우리도 이런 관계가 필요합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서로 하느님 은사의 풍구가 되어주는 관계 말입니다.

우선 제가 불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칫 꺼져가고 사그러들 수도 있는 저의 불길이
다시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바오로처럼 풍구질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이렇게 얘기하면 풍구질해주는 분이 없다는 것이 되니
이렇게 얘기하면 안되겠습니다.
제 주변에 저에게 풍구질해주는 분이 많으니
그 풍구질에 장단 맞춰 디모테오와 디도처럼 불태워야겠습니다.

다음으로 다른 사람들도 불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들의 풍구가 되어 그들의 불이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저의 불이
그들의 불에 불을 붙이고 지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고
저의 불로 그들의 불이 활활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같이 요즘 같은 지독한 한파를 녹이고
훈훈하고 살맛나는 세상이 되게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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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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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1.01.26 22:27:42
    살아 가면서
    불씨도 되어야 겠고
    풍구도 되어야 겠습니다.

    어렸을적 풍구를 잘못 돌려 시커먼 연기 만을 일으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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