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고 하신 다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는 말씀까지 하십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듣고 '내가 무슨 세상의 빛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말씀을 들었을 때 한 번도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없었는데,
전에는 '그래, 부족하지만 세상의 빛이 되어야지!' 했는데
올해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세상의 빛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무언인가? 겸손인가?
아니면 포기인가?
포기라면 이것은 정체성의 포기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세상의 빛이라고 하시는데 나는 아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너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실 때 나는 아니라고 해야겠습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이 겸손입니까?
너는 빛이라고 얘기하실 때 '저는 빛이 아닙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하느님만이 빛이시고 하느님 빛을 받지 않으면 어둠이니 겸손이라 할 수 있겠지만
세상의 빛이라고 하실 때 아니라고 하는 것은 정체성의 포기요 사명의 포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겸손은 해야겠지만, 포기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당신이 없는 저는 어둠입니다.'라고 겸손해야겠지만
'당신 빛을 받아 세상의 빛이 되겠습니다.'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는, 빛은 아니지만, 세상의 빛입니다.
만일 우리가 세상의 어둠이라면 그것은 빛이신 주님 안에 있지 않기 때문이니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라는 이사야 말씀처럼
우리는 즉시 빛 속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의 빛이 아닌 것은 그저 세상에게 빛이 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어둠 속에 있는 것이요 우리가 어둠이라는 것을 오늘 우리는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