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오늘 주님께서는 하늘의 아버지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하시는데
여기서 완전한 사람은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완벽한 사람일까 생각케 됩니다.
완벽한 사람이란 우리가 흔히 ‘빈틈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그런 인간적인 의미입니다.
그러나 짐작하시듯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완전한 사람은 그런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허술한 사람이고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어제 주님께서는 왼뺨을 때리는 사람에게 오른뺨을 대주고
오리가 아니라 십리까지 가주는 바보가 되라고 하셨는데
완전한 사람은 이처럼 바보같은 사람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신 완전은 ‘하늘의 아버지처럼‘입니다.다른 말로 하면 ’판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들이 아버지를 너무도 똑같이 닮으면 판박이라고 하지요.
이것을 신앙적으로 표현하면 ‘하느님의 모상’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오늘 주님 말씀에 비춰 얘기하면 사랑의 모상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느님을 닮는다면 사랑을 닮아야 한다는 얘기이고,
사랑을 닮아야 하느님을 진정으로 닮은 것입니다.
하느님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닮아야 할 하느님의 사랑은 어떤 것입니까?
오늘 주님 말씀에 의하면 그것은 그 유명한 원수 사랑이고,
원수까지 사랑해야 완전한 사랑을 이룬 완전한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원수까지 사랑해야 하느님 사랑에 도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어떻게 그 사랑에까지 도달할 수 있느냐 그것입니다.
나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입니까?
나의 의지와 노력만으론 가능치 않습니다.
그러나 나의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순서로 치면 의지가 처음이고,
노력이 다음이며
은총이 그 다음입니다.
사랑하겠다는 우리의 의지
원수까지 사랑하겠다는 우리의 의지가 우선 있어야 합니다.
사랑할 마음을 조금도 일으키지 않거나
원수사랑은 가능치도 않다고 미리 포기하면
원수사랑은 첫걸음도 떼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의지적인 노력입니다.
물론 하느님 은총에 대한 믿음과 의탁과 함께.
그 이전에 나의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청하는 겸손과 함께.
그 다음은 실망치 않고 기도와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며
어쩌면 생애적인 노력을 하는 것입니다.
원수사랑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님을 안다면 쉽게 실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불가능한 것을 하라고 하지 않으셨을 거라고 믿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