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선과 단식과 기도할 때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위선적으로 하지 말라고 가르치신 주님께서 오늘은
그중에서 기도에 대해 따로 가르침을 더 주시는데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부분에 오늘은 저의 생각이 머물렀습니다.
하루에 필요한 양식만 청하고 더 청하지는 말라는 말씀으로 들리면서 말입니다.
물론 주님께서 꼭 하루치만 청하라고 가르치지는 않으셨겠지만
오늘 제게는 그렇게 들렸다는 말입니다.
하느님께서 만나를 내려주시면서 하루치만 가지고 가라고 하셨는데
아마 그 뜻과 같을 겁니다.
언젠가 젊은이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로또와 주식에 대해 얘기가 나왔는데
요즘 젊은이들답게 주식을 하는 것을 문제로 생각지 않았고
제 생각에 그런 것에 부정적일 거라고 생각한 친구마저
주식은 하지 않아도 로또는 매주 산다는 거였고 그래서
로또 심리에 문제 의식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뭐가 문제냐는 것이었습니다.
하기사 꽤 오래 전에 제가 만났던 분은 당첨될 욕심이나 기대 때문이 아니라
로또를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왠지 든든해서 매주 산다고 하셨는데
그런 거라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떡여줘도 되겠지요.
그런데 그런 것이 아니라 요행이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거라면 문제겠지요.
일용할 양식과 하루치의 만나는 이 일확천금의 꿈은 아예 꾸지 말라는 것이고,
욕의 씨앗은 싹수부터 제거하는 뜻일 겁니다.
욕欲이라는 씨앗을 아예 제거해야 욕이 욕구欲求가 되고,
욕구가 욕망과 욕심이 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 제가 미국에 있을 때만해도 한국의 좋은 소식은 신문에 나지 않고,
성수대교나 삼풍 백화점이 무너지는 챵피한 얘기만 나던 때였는데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들이 구속되는 얘기가 또 크게 났습니다.
그때 저는 이분들이 왜 이렇게 많이 축재를 했나,
백 억 정도만 가져도 죽을 때까지 넉넉하게 쓰고도 남을 텐데
수천 억씩이나 축재를 한 그분들에 대해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더니
나중에는 참 불쌍하고 불행한 인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요로만 치면 일용할 양식이면 되고,
일용할 양식을 청하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주시지만
일확천금을 욕심내는 사람은 하느님께 청하지도 않겠지만
청해도 하느님께서는 절대 그것을 주지 않으십니다.
진정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우리라면
욕의 씨앗은 아예 뿌리지도 말고 재물은 쌓지 말라는
일용할 양식의 뜻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