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든 것이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바오로도 아폴로도 케파도, 세상도 생명도 죽음도, 현재도 미래도 다 여러분의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놀라운 얘기를 합니다.
모든 것이 다 우리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모든 것을 다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고
욕심 부려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자기 것으로 소유하려고 하는데
옥심을 부리는 것은 우리가 그것들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종이 되는 거지요.
우리말에 돈이 사람을 쫓아야지 사람이 돈을 쫓으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씀은 그런 뜻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돈이 나를 위해 있어야지 내가 돈을 위해 있으면 안 되지요.
돈의 진정한 주인은 자유인이어야 합니다.
돈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사람이어야지 없으면 안 되는,
그런 사람은 돈의 진정한 주인도 아니고 자유인도 아닌 종입니다.
돈뿐이 아닙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이 없으면 안 되는 나는,
나의 주인이 아니고 자유인도 아니며
그에게 매여 있는 사람이며 그의 종입니다.
하느님 이외에 그 어떤 존재도 나의 주인이어서는 안 되고
어떻게 보면 하느님도 나의 주인이 아니고 실은 나를 위해 계시는 겁니다.
사실 내가 없으면 있는 모든 것이 의미가 없기에
나는 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고 하느님도 이런 뜻에서 나를 위해 계시는 분이니
인간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러니 인간에게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말아야겠지요.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어제 우리가 하느님의 밭이요 건물이며 성전이라고 하며,
이런 우리를 가꾸시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바오로 자신도 아폴로도 케파도
당신 협력자로 주셨는데 어째서 나는 바오로 파다, 아폴로 파다 하느냐 나무랐지요.
바오로 파라는 것은 바오로 파에 속해 있다는 뜻이고,
바오로에게 매여 있고 구속을 받는다는 뜻이잖습니까?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오늘 그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이 우리의 것이고 자신도 아폴로도 케파도 우리의 것이라고 하며
어디에도 그리고 자신에게도 아폴로에게도 케파에게도 구속받지 말라 합니다.
다만 우리는 그리스도의 것이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것이니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하느님의 성전인지를 인식하며
함부로 성전인 자기를 악령은 말할 것도 없고 하느님 이외에
누구에게도 내주지 말아야 한다고 오늘 결론적으로 말합니다.
하느님 이외에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는 진정한 자유인,
욕심 부리지 않고 모든 것을 누리는 진정한 주인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