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고향에서 존경받지 못하는 주님을 보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을 존경하는 것과
인간 안에서 신을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존경받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자 합니다.
존경받는 사람이 되려면 먼저 자기가 자기를 사랑해야 합니다.
자기와 자기 인생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이 나를 존경하기를 바라는 것은
내가 쓰레기로 버린 것을 남보고는 보물로 여기라는 것과 같습니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존경도 받는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자존감과 자존심은 다르다고 하지요.
자존심은 자기의 존엄성을 스스로 지키려는 마음인데
이는 내가 그렇게 애써 지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의 존엄성을 무너뜨릴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자존심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기 존엄성을 지키려는 것이요,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위태로운 자기 존엄성을 지키려는 것이며,
이리 위태롭기에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나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존중 받지 못해
자기 존중감이 떨어진 사람들이 자기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인데
그나마 이 자존심마저 잃으면 자포자기적이거나 비굴한 삶을 살게 되겠지요.
두 번째로 내가 존경받으려면 남을 존경할 줄 알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 의한 자기 존중감이 아닌 진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의 존엄성도 마찬가지로 인정합니다.
우리는 항상 그렇지요.
자기 안의 것으로 밖의 남에게 대하지요.
자기 안의 것으로 남을 바라보고
자기 안의 것으로 남을 판단하고
자기 안에 있는 미움의 표출로 남을 미워합니다.
사랑과 존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의 존경으로 존귀해진 그가 이제는 나를 존경합니다.
그를 왕비로 대하니 그가 나를 왕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러해야 합니다.
나를 존귀하게 여기되 교만하지 말고
너를 존경하되 비굴하지 말아야 합니다.
겸손하지만 당당할 때 사랑은 존경이 됩니다.
교만한 사랑은 무시하고 군림하는 시혜일 뿐이고
비굴한 사랑은 너도 나도 가치를 떨어트리는 사랑일 뿐입니다.
얼마 전 돌아가신 김 인선 젬마 자매님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희 관구 홈페이지 <자유 게시판>에 자매님을 추모하는 글을 실었듯이
이제 돌아가셨으니 이 자매님의 훌륭함을 드러내 얘기해도 좋겠지요.
하느님을 체험하신 이후, 그래서 하느님을 늘 안에 지니고 사신 자매님은
남편이나 자녀들을 하느님의 마음으로 대하고 하느님으로 대하셨습니다.
저와 영적 대화를 나눌 때면 남편을 “저의 주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호칭을 듣고 처음에는
남편을 <쥔어른>이라고 했던 옛날 어머니들처럼
자매님이 그런 구식 어머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만나면서 보니 자매님은 하느님을 만나고 난 뒤
남편을 남자로 생각지 않고 주님으로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안에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사람은
밖의 사람들을 하느님으로 받드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