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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십자가 현양 축일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Sep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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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십자가 현양 축일-2021

 

죽음은 죽음으로 끝나야지만 진짜 죽음이다.

이것은 실패란 실패로 끝날 때 진짜 실패인 것과 같다.

 

뒤집어 얘기하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실패를 바탕으로 성공을 거두면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실패를 바탕삼아 재기하면 처음 실패는 작은 실패지만

재기를 포기하면 그것이 큰 실패이고 진짜 실패다.

 

사랑도 실패한다면 사랑을 포기할 때 진짜 실패이기에

내 사랑이 상대에게 거부되는 실패는 작은 실패이고,

내가 사랑을 포기한 그 실패가 진짜 실패요 큰 실패이며,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 사랑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내는 이유도 이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축일의 감사가는 이렇게 노래를 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십자 나무에서 인류 구원을 이룩하시어

죽음이 시작된 거기에서 생명이 솟아나고

나무에서 패배한 인간을 나무에서 승리하게 하셨나이다."

 

그렇습니다. 아버지께서 당신 아들을 십자가에서 죽게 하시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것은

생명이 이 죽음에서 솟아나고 패배에서 승리하기 위함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십자가는 참혹한 사형의 틀이었고 그래서

예수님 전의 죄수들은 이 십자가의 죽음으로 끝났습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죄인들이 죄로 인생을 끝내지 않도록,

그리고 죽음으로 삶이 끝나지 않도록

죽음에서 생명이 솟아나는 이 구원의 신비를 보여주셨습니다.

 

그리므로 십자가의 신비는 구원의 신비이고 사랑의 신비입니다.

구원을 위한 사랑의 형틀이 아니라면 십자가는 사형틀일 뿐이고

그래서 저주받을 것이지 현양받을 것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구원과 사랑의 신비를 십자가에서 보여주셨으니

이제 우리가 주님과 세상에게 보여야 할 것은 신앙의 신비입니다.

 

우리는 이 축일을 지내며 그리고 매일 미사 때마다

이 신앙의 신비를 기념하고 이 신앙을 고백하는데

사제가 '신앙의 신비여!'라고 하면 우리는 세 가지로 답합니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나이다.

-십자가와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신 주님, 길이 영광받으소서.

 

그런데 우리를 구원하신 주님께 영광드리기 위해서,

주님의 죽음을 전하고 부활을 선포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먼저 필요한 것이 이 신앙의 신비에 대한 우리의 믿음입니다.

 

믿음은 실현이고, 재현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이 신앙의 신비의 실현이고, 재현입니다.

 

복음을 보면 주님께서 늘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고 하시는데

믿는 사람이 주님 구원이 내게 들어오도록 문을 개방하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믿을 때 주님 구원이 우리 안으로 들어오고,

우리 안에서 이 신앙의 신비가 실현이 되고 재현되며,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를 통해서 증거가 되고 중계가 되지요.

 

죽음에서 참삶이 시작된다는 믿음이 있어야만

오늘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진정 기쁘고 의미있게 지낼 수 있음을

다시금 묵상하는 오늘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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