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이 가까워질수록 마리아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 성탄을 예고하는데
성탄의 주인공이 되는 은총을 받았다고 얘기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그런데 ‘은총이 가득한’이란 어떤 것, 어떤 상태입니까?
마리아에게는 은총에 부족함이 없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마리아가 은총으로 가득하다는 뜻일까요?
우리에게는 은총에 부족함이 있지만 마리아에게는 부족함이 없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마리아가 은총으로 가득하여 다른 것은 있을 자리가 없다는 뜻일까요?
우리에게도 하느님의 은총이 부족할 리 없을 겁니다.
한 방울의 사랑이라도 우리를 채우고도 넘칠 겁니다.
그러니 은총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우리에 비해
마리아가 은총으로 가득하다는 뜻일 겁니다.
마리아가 출산을 위해 베틀레헴이 갔을 때 여관은 사람들로 만원이었던 데 비해
마구간은 텅텅 비어있어서 주님께서 여관이 아닌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던 것처럼
우리는 종종 다른 것들로 가득 차 있어서 은총의 자리가 없을 때가 많지만
마리아는 은총으로 충만하여 다른 것이 있을 지리가 없다는 얘기일 겁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님을 모시기에 은총이 가득하다는 뜻일 겁니다.
주님이 은총이고, 최고의 은총이며, 충만한 은총이라는 말입니다.
프란치스코는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에서 “당신은 선, 모든 선, 지상 선,
완전한 선, 충만한 선”이라고 하느님을 노래했는데, 은총도 마찬가지이고,
마리아에게도 우리에게도 주님만이 부족함이 없는 완전한 은총일 겁니다.
그리고 거룩하고 순수한 사랑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주님을 모실 때
그분의 어머니가 된다는 프란치스코의 가르침 대로 우리가 마리아처럼
성령으로 주님의 어머니가 된다면 우리도 은총으로 가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