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입학식 철입니다.
저희 유치원에도 새로운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저께는 부모 대상으로 특강을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잘 키울 것인가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 강의를 통해 저는 이런 요지의 얘기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원하기도 전에
그리고 원하는 그것을 가지려고 자기 노력을 하기도 전에
아이들이 원할 거라고 부모가 미리 생각하고 채워주지 말라고.
아이들이 힘들어한다고 그 힘든 것을 부모가 대신하거나
그 힘든 것을 부모가 덜어주려고 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자식을 사랑하기에 부모는 자식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체 하거나 그저 바라보기만 하지 못합니다.
그저 바라보는 것이 더 힘들고 못 견디겠는 거지요.
그러나 아이의 힘들어 하는 것을 덜어주는 것보다
힘든 것을 해낼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는 것이 더 큰 사랑이기에
많은 경우 힘든 것을 부모가 대신하거나 덜어주는 것보다
힘들어 하는 아이를 그저 지켜보는 것이 더 큰 사랑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오늘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아버지의 사랑을 봅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집 떠나면 어떤 고생을 할 지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집 떠나는 아들을 전혀 붙잡지 않습니다.
이런 괘씸한 놈은 나가서 고생 좀 해봐야 정신이 들 거라는,
그런 고약한 심사에서 붙잡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너무도 사랑하기에 고통당하는 아들과 같이 고통을 당하며,
아들이 그 고통을 통해서 아버지의 집이 좋음을 깨닫고
스스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통은 회개하라고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하느님 뜻을 거스른 우리 죄에 대한 하느님의 벌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실 우리는 하느님의 집을 떠나 내 좋을 대로 가는 길이
고통스럽지 않으면 되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술을 어찌 좋아하는데도 끊겠습니까?
그 술이 좋은 한에는 절대로 끊지 않을 겁니다.
그러므로 고통은 나쁜 술을 좋아한 대가이며
동시에 그 나쁜 술을 싫어하게 하는 약입니다.
고통을 회개의 약으로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탕자의 비유를 통해 깊이 새기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