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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와 성혈 대축일- 천치밥통

by 당쇠 posted Jun 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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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성체와 성혈 대축일,
나를 너에게 내어주는 사랑에 대해서 기념합니다.

사랑을 하면 그렇게 주려고 합니다.
반대로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주고 싶지 않습니다.
뭘 주면 좋아할 지 자못 고민까지 합니다.

양로원에 가면 할머니들이 제가 올 때만을 기다리십니다.
그리고 몰래 오셔서 꼬깃꼬깃 돈을 쥐어주십니다.
제가 드려야하는데 할머니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더 좋아하십니다.
제가 그것을 감사하게 받으면
정말로 기뻐하시며 부끄러운 듯 가버리십니다.
저는 매주 연애하는 느낌입니다.

저의 어머니도 그렇습니다.
가끔 찾아뵈면 무엇을 꼭 사놓고 계시는데
다른 것은 제가 안 받으니까 속옷을 사놓고 계십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속옷은 어머니께서 사주시는 것으로만 입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속옷이 떨어지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날 것입니다.
식사 때면 어머니와 저는 실랑이를 합니다.
제가 알아서, 먹고 싶은 것을, 먹을 만치 먹고 싶은데
자꾸 당신 생각대로 이것 얹어주고, 저것 얹어주십니다.
연세 드시면서 더 하시는데, 배부른데도 계속 더 먹으라하십니다.
나중에는 결국 제가 짜증을 냅니다.
“제가 알아서 먹어요.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그러나 다음에 가면 또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제가 압니다. 얼마 있으면 돌아가시는데
돌아가시면 귀찮게 하시던 그 밥상이 그리울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은 가진 것을 주는 정도가 아닙니다.
아주 중요한 때가 되면 가진 것이 아니라 자기 전부를 줍니다.
자녀의 생명이 위태로우면 부모는 당신 생명을 바쳐 구하려 합니다.
그렇게 하실 수 있는 것은 당신 때문에 우리 생명이 생겨났고
이미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태어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당신 생명이 우리 생명이고 우리 생명이 당신 생명입니다.
아니 당신 생명보다 우리 생명이 더 중요합니다.
돌아가셔도 당신은 우리를 통해, 우리 안에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에게 영원한 생명이 됩니다.

두꺼비는 새끼를 낳을 때가 되면 잡아먹으라고 구렁이 약을 올립니다.
구렁이도 잡아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안 잡아먹으려 하지만
하도 집요하게 잡아먹으라고 약을 올리니 결국 잡아먹습니다.
산채로 통째로 먹힌다니 저는 생각만 해도 끔찍스럽습니다.
그렇게 두꺼비 어미는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새끼 두꺼비들은 두꺼비 독 때문에 죽은 구렁이 살을 먹고 태어납니다.

이렇게 생명을 바쳐 생명을 탄생시키고,
생명을 살게 하는 것은 이것뿐이 아닙니다.
가시고기가 그렇고, 살모사가 그렇고, 모든 나무와 식물들이 그렇고....
이것이 하느님 사랑의 이치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자기 무화를 통해 생명과 존재를 피우는 것이지요.
밀알 하나가 썩어야 열매를 맺고
밥이 먹혀야 누가 먹고 사는 것이지요.

우리는 종종 자기 실속 차리지 못하는 사람을 천치밥통이라 하고
누가 나를 함부로 대하면 내가 네 밥이냐 합니다.
누구의 밥이 되기 싫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의 주님은 천치밥통이 되십니다.
얼마든지 먹혀도 좋으니 마음껏 먹으라 하십니다.
계약까지 맺으십니다.
계약의 한 쪽은 살과 피, 전부를 밥으로 준다는 것이고
계약의 다른 한 쪽은 받아먹고 마시겠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이 계약을 맺으시겠습니까?
그리고 조건이 있으십니다.
건강하게만 살아달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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