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참 소중합니다.
어떤 피조물보다 소중합니다.
그래서 오늘 창세기에서도 다른 피조물을 창조하신 다음에는
그저 “보시니 좋았다.” 정도였는데 인간을 창조하신 다음에는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고 합니다.
나는 참 소중합니다.
그런데 나는 다른 누구보다 소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나는 물론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중요해도 나는 중심이 아닙니다.
사실 내가 없으면 해도 소용없고 달도 소용없으며
하느님도 소용없고 사랑하는 사람도 소용없습니다.
그것은 하느님 없으면 내가 살 수 없고,
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내가 있어야 그 모든 것이 내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란 존재가 소중하고 중요해도
그렇다고 내가 중심은 아니고 내가 중심이 되면 안 됩니다.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인간 중심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이어야 하고,
자기중심은 더더욱 아니 되고 하느님 중심이어야 합니다.
신앙적으로 인간이 중요하고 내가 중요한 이유는
인간이 그리고 내가 하느님의 모상으로서 하느님의 피조물을 잘 다스리고
그래서 모든 것이 번성하도록 보살피라는 소명을 받은 존재이기 때문인데
인간중심이 되고 자기중심이 되면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고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파괴할 것입니다
오늘날 생태계의 파괴,
하느님 창조 질서의 파괴는 이런 인간중심과 자기중심이 초래한 것입니다.
이런 인간의 자기중심성을 오늘 복음과 관련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이 조상들 전통인 정결례를 주님과 제자들이
잘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하자 주님은 오히려 그들의 잘못된 전통을 꼬집으십니다.
하느님의 계명은 인간의 전통을 가지고 저버리고,
이웃 사랑은 하느님 핑계로 저버린다고 하시는데
이것이 다 자기중심 때문에 그러는 것이지요.
엄마가 야단치면 아버지한테 가고,
아버지가 야단치면 엄마한테 가며,
엄마가 잘해주면 엄마한테 가고,
아버지가 잘해주면 아버지한테 가는 것처럼 이기주의이고 자기중심이지요.
나는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그러나 중심은 아닙니다.
이런 가르침을 받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