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제자들을 보고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묻습니다.
그러나 질문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이상합니다.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은
위생상 좋지 않습니다.
위생을 이유로
제자들의 행동을 문제시 삼는다면
이해가 될텐데
그들의 질문은 전통을 근거로 삼습니다.
전통을 지키지 않는 것을 문제시 합니다.
전통이 기준이 된다는 것은
제도를 삶의 기준으로 보는 것입니다.
반면 위생이 기준이 되는 것은
사람을 삶의 기준으로 보는 것입니다.
사람의 건강을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지
제도가 있기에
그것을 지키는 것은 아닙니다.
즉 그들은 사람을 보지 못합니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사람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무슨 일이 그리 많고
무엇이 그리 바쁜지
옆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시간이 없습니다.
대화는 짧고 빠르게
정보 전달의 수준에 머물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길어질 것 같으면
시간을 빼앗기는 것 같아
불안하고 불편합니다.
감정을 표현할 시간을 점점 빼앗기다보니
표현은 메말라가고
기계적이고 상투적인 말로 대화를 마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무엇을 위한 시간인가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이고
우리의 삶을 위한 시간입니다.
과연 무엇이 생산적인 일이며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잘 사용하는 것인가요?
지금 하고 있는 그 모든 일도
결국 사람을 위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결국 내 옆의 사람은 보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나 자신도 한 사람이 아니라
일하는 기계로 변해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삶의 기준은 사람인가요?
한 사람인 나를 위해서
또 한 사람인 너를 위해서
잠깐의 시간이라고 빼 놓을 수 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