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져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신 다음에 하신 말씀입니다.
당신의 수난 예고에 베드로는 반박했고
예수님께서는 그 반박을 꾸짖으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신 말씀은
당신 뿐만 아니라
당신을 따르려는 사람도
자신의 십자가를 져야한다는 것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수난 예고를 반박한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수난 예고를 반박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좀 다른 것이
우리는 우리의 수난 예고를 반박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수난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행동은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인데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나에게 다가오는 고통을 피하고 싶고
그 고통에서 달아나고 싶습니다.
관계 안에서 껄끄러운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모든 상황에 눈을 감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상황을 직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모든 상황을 정면 돌파해서
해결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피하려고만 하면
또 다른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계속 그렇게 도망가기만 하면
더 이상 도망갈 곳을 찾지 못하고
주저앉게 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상황은
예수님과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상황입니다.
진리를 위해서
진리를 드러내다가
박해를 받고 고통을 받는 상황입니다.
거창하게 복음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관계 안에서도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고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을
사람들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숨기지 않는 것이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폭로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되고
숨기는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불안에서 오는 고통보다
사실을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에게 받는 고통을
선택하는 것이
더 복음적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 길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며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