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따라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이 하는 것을 무작정 따라 하는 사람을 낮춰 부르는 말입니다.
이렇게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유행을 따르는 것이나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생을 망치는 길입니다.
그리고 나쁜 친구가 아니더라도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사는 것이 아니기에 인생 실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작정 따라쟁이가 아니라 오늘 주님 말씀대로
따라야 할 것과, 따르지 말아야 할 것의 기준이 있어야겠습니다.
프란치스코 시대에 단순한 요한이라는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프란치스코 따라쟁이였습니다.
그는 프란치스코의 한숨 소리에 자기의 한숨 소리를 맞추었고,
프란치스코가 눈물을 흘리면 덩달아 눈물을 흘렸으며,
프란치스코가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면 자기 손도 치켜들었고,
프란치스코를 본뜨려고 무엇이든 프란치스코를 따라 하였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한 요한처럼 우선 따를 대상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제1의 대상은 말할 것도 없이 예수님이고,
그다음은 예수님을 잘 따른 성인들이며
하느님께로 그리고 하느님 나라로 우리를 인도할 사람을 선택해야겠지요.
그런데 따를 대상을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성인들을 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에,
눈높이를 낮춘 상태에서 취사선택을 잘해야 할 것입니다.
수없이 선을 보고 다 퇴짜를 놓는 사람처럼
너무 눈만 높고 까탈스러워도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님 말씀대로 누구의 말과 행위에 있어서
따라야 할 것은 따르고, 말아야 할 것은 아니 따르면 되는데
실은 그것이 바로 주님을 잘 따르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인이 있으면 성인을 따르는 것이 주님을 따르는 것이요,
성인이 없어도 누군가의 좋은 점을 따르는 것이 주님을 따르는 것이고,
나쁜 점을 따라 하지 않는 것도 주님을 따르는 길이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가 가르치는 것은 그대로 하되
그들의 행실만은 따라 하지 말라는 오늘 주님 가르침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주님 가르침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하느님 외엔 인간 그 누구도 아버지로 여기지 말고,
주님 외엔 아무도 스승으로 여기지 말 것이며,
인간의 말과 행위 중에 주님의 가르침에 부합하면 따르고,
부합하지 않으면 따르지 않는 것이 주님을 따르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것을 식별할 주체적인 눈을 가져야겠지만
그렇다고 따를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교만스레 다 퇴짜를 놓음으로써
아무에게서 아무런 가르침도 받지 못하는
그런 배움의 빈털터리, 따름의 빈털터리가 되어서도 안 되겠습니다.
다만 취사선택의 도사들이 되어야겠습니다.
각 사람의 장단점 중에 그리고 모든 사람의 잘잘못 중에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하는 취사선택의 도사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