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예언자 예레미야와 주님은 반대자들에게 둘러싸이고,
박해자들로부터 죽임당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마르고 미싸빕'이 뜻하듯 예레미야는 완전 사면초가이고, 고립 상태입니다.
주님도 지금은 제자들이 옆에 있지만, 곧 사면초가, 고립 상태가 될 것입니다.
고립이란 고독과 다릅니다.
고립이 물리적, 심리적, 정신적으로 외부와 단절된 폐쇄 상태를 뜻한다면
고독은 관계가 단절된 상태가 아니더라도 곧 내 옆에 누가 있더라도
혼자인 상태이거나 혼자임을 느끼는 상태를 뜻할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처럼 깨달은 사람이나 심리 정신적으로 강건한 사람은
옆에 사람이 많거나 적거나 본래 나는 혼자라는 것을 알고
고립을 살지 않고 절대고독을 살아낼 줄 알지요.
그렇습니다.
자폐적 고립이든 집단 따돌림에 의한 고립이든 우리는 고립을 살지 말아야 하지만
고독은 고독할 줄 모르고 고독을 두려워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니 살아야 하고,
특히 신앙인인 우리는 영적인 의미의 고독을 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영적인 고독이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고독이요 하느님을 만나는 고독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예레미야나 주님처럼 반대자에게 포위되었을 때
그리고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과는 단절되었을 때
고립되지 말고 영적 고독으로 승화해야 할 것입니다.
반대자의 포위가 좁혀올 때 하늘로 오르는 것이지요.
전후좌우가 막히면 위로 뚫고 올라야 하듯 말입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주님처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갈 것이고,
예레미야처럼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곁에 계심을” 느끼며 살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