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으로 갑니다.
그녀는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
베드로와 요한에게 그 사실을 알립니다.
두 제자가 무덤을 향해 갑니다.
먼저 도착한 요한은
아마포를 봅니다.
요한은 그 아마포가
예수님의 시신을 감쌌던 아마포였다는 것을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에서부터
무덤에 모실 때까지
예수님을 함께 했던 그이기에
요셉과 니코데모가 예수님을 무덤에 모실 때
그 아마포를 보았을 것입니다.
베드로도 아마포를 보았지만
그에게 그 아마포는 별 다른 의미를 주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 차이는 믿음의 결과로 달라집니다.
8절의 '보고 믿었다'는 구절은
3인칭 단수로 표현됩니다.
주어는 요한으로
요한만 보고 믿은 것입니다.
요한만 보았습니다.
요한만 무덤에 묻히실 때의 아마포와
빈 무덤의 아마포를 둘 다 보았고
그래서 그 둘이 같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요한만 믿을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의 모습에서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요한의 모습에서도 보고 믿은 것이
온전히 선포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활은 어쩌면 쉽게 믿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지 못했다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가기 쉽지 않고
보았어도 온전히 그 안에 젖어들기까지는
하느님의 은총인 성령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부활의 기쁨이 벅차오르는 기쁨으로
오늘의 복음에서 아직은 표현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일상 안에서
일상으로 찾아오시는 주님을
그들은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될 것입니다.
아직은 온전히 이해되지 않고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활이지만
우리도 우리의 일상 안에서 주님을 만나면서
부활의 기쁨이 점점 더 커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