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지내던 스승님께서
갑자기 떠나신다는 말은
제자들에게 슬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슬픔에 잠긴 나머지 어디로 떠나시는지도
제자들은 여쭈어 보지 못합니다.
요한복음 17장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일치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신다는 것은
이제 제자들이 그 구심점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며
그것은 일치가 깨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떠나신다고 해서
제자들이 흩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께서 오시면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셔서
진리로 이끌어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리라는 새로운 구심점,
그리고 그 진리로 이끌어 주시는 성령이라는 구심점으로
제자들은 다시 뭉치게 될 것입니다.
이 모습을 우리는
직접 사도행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으로 흩어졌던 제자들은
성령 강림으로 다시 하나가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보이지 않으시지만
항상 우리가 일치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같은 빵을 나누어 먹으면서
같은 영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
물론 우리는 우리의 노력으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자칫 획일화가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서로 다르게,
각자의 고유한 모습으로 존재하면서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은총,
하느님께서 함께 해 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하느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십니다.
그 성령을 받아들여
우리도 서로 각자의 고유함을 인정하면서
하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