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밭 소작인들은
주인이 보낸 종들을 함부로 대합니다.
급기야 주인의 아들까지도 죽이게 됩니다.
그들은 포도밭을 갖고 싶었습니다.
아마 처음에
주인이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주고
멀리 떠날 때부터
그들은 그 포도밭을 소유하고 싶은 마음을
품었던 것 같습니다.
주인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주인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세상은
하느님의 것입니다.
우리가 만들지 않았으며
더 나아가 우리도 하느님께서 만드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포도밭 소작인들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인간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함부로 대하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그 생각의 배경은
소작인들과 비슷합니다.
하느님께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분이시다보니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욕심에 눈이 어두워
2000년 전에 유다인들이 예수를 죽였다면
오늘날의 우리는 세상을 죽이고 있습니다.
그 욕심은 다름 아닌 지배자가 되고 싶은 것이며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포도밭의 소작인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주인이 우리를 혹사시키지는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인은
소출의 얼마만 요구하지
전부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주인과 소작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종으로 대하지 않으시고
삶의 동반자로 대하십니다.
하느님보다 낮지도 않으며
하느님보다 높을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그 동반자 위치를 버린다면
우리의 욕심대로만 간다면
그 길은 우리가 스스로 종이 되는 결과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그 어리석음을 살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