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와 바오로 사도가 없으면 안 되는가?
두 분 없으면 교회가 유지될 수 없다는 건가?
그럴 리 없습니다.
베드로와 바오로가 없어도 주님께서는 다른 사람, 다른 사도를 쓰실 겁니다.
오늘 주님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당신 교회는 당신이 세우신다고.
그러나 당신 교회를 세우실 때 베드로를 반석 삼으시겠다고.
그렇긴 하지만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역할을 할 사람은 꼭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할 사람은 꼭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가 아닌 우리도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의 역할이란 어떤 것입니까?
제 생각에 그것은 기초 역할, 교회의 기초 역할입니다.
오늘 본기도는 두 사도에 대해 “교회의 기초를 놓아준 그들”이라고 하고,
오늘 감사송은 “신앙 고백의 모범이 된 베드로와
신앙의 내용을 밝히 깨우쳐 준 바오로”라고 하며 그 역할에 대해 칭송합니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는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주님 친히 당신 교회의 반석이라고 하신 바 있으며
그것은 그가 모든 사도를 대표하여 주님의 신원 곧
주님이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아시다시피 그 반대입니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것을 극구 반대하여 박해에 앞장서던 분입니다.
그러나 주님 친히 그를 반대자에서 복음의 선포자로 바꿔주셨습니다.
그런데 왜 바꿔주셨습니까?
그것은 베드로와 달리 그를 이방인의 사도로 삼으시기 위해서입니다.
이에 대해 오늘 감사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베드로는 이스라엘의 남은 후손들로 첫 교회를 세우고
바오로는 이민족들의 스승이 되었나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렇게 하고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거듭 말하지만, 주님 친히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들이 아니어도 주님께서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을
일꾼 삼으실 수 있고 기초 삼으실 수 있으십니다.
그러니 우리도 얼마든지 그들처럼 될 수 있고,
지금 우리 교회에 소 베드로와 소 바오로가 필요한데,
관건은 주님이 우리를 당신 교회의 기초 삼으시려 할 때 우리가 응답하느냐입니다.
요즘 본당 단체장이나 재속프란치스코회 평의원 선출 때
수락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이 교회의 기초 삼으시려는 주님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교회의 기초 되는 것이 싫고,
그래서 싫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으면 됩니다.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도 한때는 싫었고 그래서 배신자와 반대자였지만
그러나 그들은 또한 돌아서는 자였고 회개자였듯이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이 축일을 지내며 주님 교회의 기초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을 때
우리는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처럼 큰 교회의 기초가 되라는 것이 아니니
작은 교회의 소 베드로와 소 바오로가 되겠다는 겸손한 마음이면 됩니다.
이렇게 겸손한 마음을 먹는 우리는
오늘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격려를 받습니다.
화이팅!
부담은 적게,
사랑은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