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족보로 자신의 복음을 시작합니다.
아브라함에서 시작해서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단순하게 이름만 계속해서 언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구약을 아는 사람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리게 됩니다.
즉 각자의 역사가 그 안에 있고
그 각자의 역사가 하나라도 없다면
마지막 도착점인 예수 그리스도에
이르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족보에서 언급되는 사람들 모두는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서
그만큼 각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마리아 역시
그 역할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합니다.
그리고 성모님의 이 역할은
하느님께서 미리 준비해 놓으신 것임을
마태오복음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말을 통해서
동정녀 마리아의 역할을 예고합니다.
마리아의 역할은
예수님을 이 세상에 낳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육화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것이
눈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런 마리아의 역할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그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마리아가 태어난 것을
기억하고 기념합니다.
마리아의 탄생 축일을 기억하는 것은
예수님의 족보에 나오는 모든 사람의 생일을
함께 기억하는 것을 뜻할 것입니다.
그 역할이 크던 작던
그 연결 고리가 하나라도 없다면
마리아까지 연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다르게 보면
우리 모두의 생일을 함께 기억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갈 때
우리를 통해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드러납니다.
마리아처럼 육체적인 모습으로
하느님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우리를 통해서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우리는 이렇게 또 다른 마리아의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도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서
하나의 역할을 하며
그렇게 마리아의 탄생 축일에
우리의 생일도 함께 기억하면서
마리아와 함께 기뻐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오늘도 당신을 드러내시는 하느님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 있는 모든 사람과
우리 각자가
모두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