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살벌한 배경 속에서 시작합니다.
이미 복음 사가는 안식일을 언급하고
회당 안에 병자가 있었음도 이야기합니다.
그것에 덧붙여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었음도 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분위기를 피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직면하십니다.
상황에 직면하시기 위해서
오히려 문제가 되는 상황을 드러내십니다.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모든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십니다.
그러면서 물으십니다.
병자를 치유하는 것이 합당한지 아닌지.
질문을 하신 후 예수님께서는
바로 치유를 하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둘러보십니다.
여기에서 복음 사가가 말하는 ‘그들’은
앞에서 언급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아무 말도 없습니다.
할 말이 없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끝에서
그들이 골이 잔뜩 났다고 표현되는 것을 보면
할 말이 많았지만
차마 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에서 오히려 그들이 말을 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이 상황을 피하지 않으시고
직면하시는 것처럼
그들도 이 상황에서 자신들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들의 반대를 예수님께서 무시하거나
잘못이라고 판단하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오히려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더 좋은 결론에 도달했을 것입니다.
복음서의 어느 곳에선가
율법 학자가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고
칭찬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예수님과 대화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생각했던 모습
예수님은 율법을 어기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더 굳게 가질 뿐입니다.
우리가 쉽게 저지르는 행동 가운데 하나가
이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대화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수록
대화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괜한 오해로
스스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