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너희는 귀하다고 하십니다.
이것은 우리도 귀하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귀하다는 의미는 무엇이고,
어찌 제자들 곧 우리가 귀한지 생각해봅니다.
귀하다는 의미를 생각해보니 대략 세 가지였습니다.
고귀하다. 그러니까 미천하지 않다.
가치 있다. 그러니까 하찮지 않다.
희귀하다. 그러니까 흔하지 않고 희소가치가 있다.
우리가 생각할 때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참 미천합니다.
프란치스코가 하느님을 지극히 높으신 분이라고 부르듯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지극히 높으신 데 비해 우리는
땅에 살고 미천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밤새도록 이렇게 기도하기도 했지요.
‘당신은 누구시오며 벌레만도 못한 저는 누구이옵니까?’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그렇게 자신을 느끼게 되고 또 그래야 합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은 우리를 그렇게 여기지 않으시고 고귀하게 여기시며,
그래서 하늘에서 이 땅에까지 내려오셔서 눈높이를 맞추는 사랑을 해주십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심으로 우리를 당신 신성에 참여케 하십니다.
신적인 사랑을 하면 우리도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자기를 비하하고 잘났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열등감도 느끼며 자기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자기가 고귀하지 않기에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사랑하지 않기에 고귀한 줄 모르고 비하하고 열등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시고 그래서 고귀하게 여기시는 하느님은
또 우리를 무가치하게, 하찮게 여기지 않으십니다.
가치란 값어치의 뜻이기도 하지요.
그러니 무가치란 값어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참새는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릴 만큼 값어치가 없지만
사람은 그렇게 값어치 없는 존재가 아니라고 주님 말씀하십니다.
사람은 값을 매겨 사고팔 수 있는 물건이나
참새나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존재라고 하십니다.
세 번째로 하느님께 우리 인간은 흔한 존재가 아닙니다.
아무리 인간이 많아도 한 사람 한 사람은 고유하고,
그러기에 우리는 흔하거나 도매금으로 팔릴 수 없는 존재로
하느님은 우리 하나하나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목자와 양의 비유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당신 제자들을 당신의 벗이라고 하시며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너 인간아’하고 부르시기도 하지만
우리 이름을 하나하나 다 기억하시고 부르시며
당신 사랑의 파트너요 벗으로 말을 건네십니다.
우리는, 나는, 하느님 사랑의 파트너요 대화의 파트너입니다.
그러니 귀한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