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따라
서로 다른 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은총과 은사에 대해 얘기합니다.
그런데 은총과 은사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부끄럽게도 옛날에 은총론이란 것을 배웠는데도
이 은총과 은사의 차이점에 대해 알지 못하겠고
그래서 오늘은 오늘 말씀의 맥락에서 그 차이점을 한번 보고자 합니다.
은총이란 아시다시피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의 공로나 노력과 상관없이
거저 주시는 선물이고 그래서 사랑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은총은 내게 주신 하느님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은사는 이웃사랑을 위해 내게 주신 하느님의 은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는 수가 많지만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체가 됩니다.”라고 오늘 바오로 사도가 얘기하고 있고,
“저마다 받은 은사에 따라 하느님의 다양한 은총의 훌륭한 관리자로서
서로를 위하여 봉사하십시오.”라고 베드로 사도 또한 얘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서로 지체가 되고,
우리의 은사는 서로를 위해 있습니다.
하느님은 은총을 자기를 위해 쓰라고만 주시지 않았을 겁니다.
하느님께서 은총을 거저 주신 것은,
우리 또한 거저 주라고 주신 것이고 그것이 제 생각에 은사입니다.
그런데 이 은사를 공동체를 위해 쓰지 않는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러면 그 은사는 죽은 은사가 될 것이고,
은총도 내 안에서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은총이 하느님께서 거저 주시는 사랑이라면
사랑을 위해 쓰이지 않으면 그것이 더 이상 은총이 아닌 것은 당연하고
그 은사도 똥과 같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됨을 묵상하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