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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카페는 여느 카페와 달리 테이블과 테이블의 간격이 넓다.
이 곳을 찾은 손님들의
주변을 신경써야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한 세심한 배려인것 같다.
손님이 많은 시간이면
나는 너무도 인간적인 욕심이 고개를 든다.
테이블을 몇개만 더 놓으면 아쉬움을 가지고 돌아가는 손님도 없고 카페의 수익에도 조금 더 도움이 될터인데 하는....
그러나 테이블마다 환한 미소띠며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의 여유를 보면 이내 나의 욕심이 그릇됨을 느끼고는 혼자 머슥해 진다. 이익보다 소중한 수도원 카페의 여유로움 그것의 의미를 곱씹어본다.
수도원 카페의 모습은 그곳을 찾은 이들의 신나고 재미난 대화로 가득하다. 다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어떤 대화가 저들의 삶을 행복하게 미소짓게 하는 것일까? 열심히 이야기하는 사람, 열심히 듣는 사람...이렇게 이곳의 모습은 모든것을 아울러 조화를 이룬다.
따뜻한 카페라떼는 늘 기대감을 불러 온다. 이번엔 하트일까? 나뭇잎일까? 높은은자리표일까?
수도원 카페의 라떼는 주로 사랑 담은 하트를 그려내고 있다.
이곳에서 나의 주요 소임은 설겆이 이다.
반납대에서 설겆이를 하기위해 쟁반들을 주방으로 옮기다 보면 참으로 다채로운 그림을 보는 듯 하다. 다마신 컵들을 보면 마신 사람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컵아래 놓인 영수증은 마신이의 털털함을,깨끗이 비워진 컵들은 마신 이가 흡족할만큼 맛있었음을 짐작케 하고 싹싹 깨끗이 비워진 케잌접시는 쌓인 스트레스를 달달한 케잌으로 날려버린 이를 상상하게 하고 하얀컵에 핑크빛깔 흔적을 남긴 컵은 곱게 연지찍은 예쁜 누군가를 ,그중에서도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라떼의 하트모양을 망가뜨리지 않고 라떼 잔에 하트가 예쁘게 남겨진 컵이다. 커피의 꽃인 라떼를 왜 남겼을까 하는 의구심은
이내 바보스런 생각이었음을 인정하게 한다. 라떼의 하트를 망가뜨리지 못하는 누군가는 어쩌면 지금 사랑 진행중 일 수 있다는 생각에 저절로 흐믓한 웃음이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