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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발원지의 물은 언제나 쫄쫄쫄하다

by 당쇠 posted Dec 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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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강의 발원지를 찾아 거슬러,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대단히 설레게 하면서도 숙연한 작업이 될 것입니다.
그곳을 찾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곳이 어디인지, 얼마나 깊을지, 얼마나 높을지,
그리고 어떤 모습일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 큰 법이지요.

그런데 막상 거슬러 올라가 발원지를 보게 되면
그 물은 쫄쫄쫄 흐르는 물입니다.
어떤 사람은 그 쫄쫄쫄함에 실망스럽다고 할 겁니다.
그러나 영적인 눈을 가진 사람은,
아니 시인의 눈만 가져도 그 쫄쫄쫄함에 오히려 감탄을 할 겁니다.

이 쫄쫄쫄함이,
이 쫄쫄쫄한 물이 그 큰물의 발원지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지요.
하늘나라는 겨자씨와 같고 누룩과 같다고 할 때의
그 겨자씨와 그 누룩의 작음과 같습니다.

우리 인류 구원의 그 엄청난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발원지는 갈릴래아 지방의 나자렛이라는 시골 마을,
아니 그 시골 마을의 마리아,
아니 그 시골 처녀 마리아의 작은 입입니다.

그 입이 한 말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가 그 발원지입니다.

구원을 잉태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저 지껄이는 말, 떠드는 말, 욕하는 말, 주장하는 말이 아닌,
마리아처럼 수락하는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저희 수도회에서는 관구장이나 평의원을 선출하고는
본인의 수락 여부를 묻는 순서가 있습니다.
그때 그를 선출한 형제들의 눈과 입은 그 형제의 입에 집중됩니다.
그리고 그 입에서 “예, 수락합니다.”하는 말이 나오며
환호의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그 힘든 책임, 그래서
모두 하기 싫어하는 책임을 수락했기 때문입니다.

큰 강은 또한 수없이 많은 다른 발원지의 물들이 합쳐진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도 우리의 수없이 작은 수락들이 합쳐진 것입니다.
마리아의 수락을 본받아 우리도 수락의 말을 할 때,
그 원초적인 수락에 우리의 수락이 합쳐질 때
인류 구원의 엄청난 역사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우리의 수없이 작은 수락의 말들이 우리 구원의 발원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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