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자신을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마라. 하늘에 보물을 쌓아라.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오늘 주님께서는 보물을 땅이 아니라 하늘에 쌓으라고 하시며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이 저로 하여금 <나의 보물>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주님께서 너의 보물이라고 하시는데 나의 보물은 과연 무엇일까?
나에게 보물이 있기는 있는 건지,
나는 무엇을 보물로 여기는지.
그런데 막상 생각해보니 애지중지하며 보물로 여기는 것이
없는 채로 저는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필요성 때문에 컴퓨터나 운동화를 소중히 여기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들이 나의 보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고,
어머니께서 제게 유품으로 주신 금 십자가 목걸이가
혹시 나의 보물이라면 보물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겐 보물로 여기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을 하다 보니 내게 보물이 없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
아주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아무 문제 될 것 없고 오히려 바람직한 건지
얼른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난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애착치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아무 것도 사랑치 않는 교만한 자의 시큰둥함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깊이 저 자신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나는 진정 가난한가?
설사 애착하는 이 세상 것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난 때문인지,
아니면 부족함 없이 필요한 건 다 갖고 있기에 애착하는 게 없는 건지,
깊이 들여다보니 그것은 후자 때문이었습니다.
가난이 아니라 너무 풍족하기에 애착하는 것도 보물도 없는 거였습니다.
정말로 가난한 사람은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이 세상 것들을 강하게 집착 또는 애착하거나
천상 것을 보물 삼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아쉬운 것 없을 정도로 은총을 베푸셨는데
저는 그 귀한 선들을 아까운 줄도 모르고, 아끼지도 않으면서
낭비하고 저의 만족을 위해서는 흥청망청 함부로 썼습니다.
옛날 우리가 무지했을 때 우리는 우리의 귀중한 보물들을 팔아먹거나
소중히 관리하지 않아서 수많은 문화재들이 외국으로 반출되었습니다.
이제 와서 우리는 그런 것들을 유형 문화재, 무형 문화재로 지정하고,
그것을 국가 보물이나 지방 보물로 나눠 소중히 관리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우리도 천국 보물을 지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 국보 1호는 숭례문인데 무엇이 천국 지정 보물 1호이어야 할까요?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사랑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최고로 귀한 선물은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다른 모든 것들을 천국의 보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덕들이 천국 무형 문화재들이고, 그중에서 사랑이 그 문화재 1호인데
사랑은 눈에 보이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천국의 보물이 되게 합니다.
이 세상 많은 재물은 사실 악취 나는 것이지만
사랑으로 나누면 그것들은 참으로 천국의 향기가 나는 보물이 되지요.
썩어 없어질 것들이지만 사랑으로 그것을 나누면 영원을 사게 하지요.
그러므로 사랑은 천국의 화폐입니다.
이 천국 화폐는 세상 모든 것을 팔아 영원을 사게 합니다.
이 천국 화폐는 한쪽에 하느님이 다른 쪽엔 이웃이 그려져 있습니다.
하느님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하면 그것이 바로 천국의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 모두 천국의 보물을 지정해봅시다.
천국의 보물을 , 천국의 행복을
지금 여기에서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