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신비
그리스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이며 사랑의 신비는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내어주는 신비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물과 모든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주셨고 지금도 여전히 내어주시기 때문입니다. 인간 예수 안에서 육화되신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아버지로부터 내어주신 생명을 아버지께 돌려드리는 내어줌으로써 그리스도가 되셨습니다. “하느님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실 것”(1고린 15,28)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개인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대하여 알고 있으면서도 부활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포괄적 신학은 충분히 깨닫지 못하였던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구원은 받은 것 같은데 우주 전체가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인 유대인들에게 전해진 성경의 계시는 개인들이 아니라 역사 자체의 구원이었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개인의 구원에만 머물렀으며 보편적 구원에는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예수님만 알았지, 그리스도를 몰랐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를 말씀으로 육화하셨으며 육화하신 그리스도를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하느님이 사랑으로 모든 피조물, 모든 인간의 맏아들로서 우리는 그분의 아들과 딸이 되었다고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창세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뽑아 당신 앞에서 사랑으로 거룩하고 나무랄 데 없도록 하신 것” (에페 1, 4)입니다.
그리스도는 나자렛 예수보다 더 크고, 더 먼저고, 태초부터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심으로써 영원한 신비로 남아 계십니다. “그리스도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형상이시며 만물에 앞서 태어나신 분”(골로 1,15) 으로써 “만물은 그분을 통해서, 그분을 위해서, 창조되었고” (골로 1,16) 우리를 품으시는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는 그분으로부터 천상 유산을 받은 자녀가 되었다고 말하는 바오로 사도의 그리스도 신비는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신비입니다. 하지만 믿기 어렵다고 해서 체념해서는 안 됩니다. 사랑의 신비는 믿기 어려운 신비지만 우리는 사랑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이며 사랑의 신비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내어주시는 관계적 사랑에서 나옵니다. 우리는 이 사랑을 예수님으로부터 배웠습니다. 우리는 내어주시는 사랑의 극치를 십자가에서 보았습니다.
“하늘과 땅 위에 있는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다.” (골로 1,16) 우리는 여기에서 우주적 그리스도를 만납니다. 그분은 인간들만이 아니라 땅과 새와 바다의 물고기와 짐승들까지 창조된 모든 것을 구원하십니다. 지구라는 하나의 별 안에서 모든 사물과 모든 사람이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의 범주 안에 포함됩니다. 그러므로 마침내 역사는 하나로 모이고 “만물이 그분 안에 존속됩니다.” (골로 1,17)
너무 좋아서 믿기 어려운 구원의 신비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희망으로 구원의 길을 갑니다. 그리스도의 보편적 구원과 무상의 은총이 우리의 믿음이며, 희망이고 내어주는 사랑의 실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