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들의 수런거림
구월의 끝자락
바람이 불어오는 들판에
억새들이 수런거린다.
가을의 속삭임을 담아
은빛 물결이 춤을 춘다.
햇살에 반짝이는 그들의 몸짓,
자연의 노래가 되어
고요한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억새들의 수런거림 속에
지난날의 추억이 떠오르고,
그리움과 설렘이
가슴 깊이 스며든다.
바람과 함께 흩날리는
억새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 나는
너의 이야기를 듣는다.
해 질 녘
노을에 물든 들판,
억새의 머릿결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바람에 살랑이는 그들의 춤사위,
아버지께 드리는 기도가 된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그 순간,
억새는 자연의 붓으로 그려진 그림.
그 속에 담긴 시간의 흐름,
우리의 이야기가 억새에 얽힌다.
바람에 흩날리는 그들의 속삭임,
마음 깊이 울리는 노래가 된다.
혼자 부르던 나의 노래
억새들과 더불어 합창한다.
억새의 머릿결에 스며든 황혼,
그 아름다움 속에 나는
잠시 멈춰 서서
경이로움에 고개를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