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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쓰는 달빛 소야곡 제 1부 1/2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Oct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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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에 쓰는 달빛 소야곡

 

1

찬 바람이 부는 어느 가을날

지나온 세월의 굴곡을 보는 듯 거칠어진 아버지의 손으로

억새들의 하얀 머릿결을 쓰다듬는 손길을 보았습니다.

 

찬바람이 가슴속을 파고드는 밤

가녀린 여인들의 가슴 시린 사연을 떠 올리며 

공감의 창을 열어 놓고 동반과 부축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낙엽은 소리 없이 흩어지고

은은한 달빛은 그녀들의 슬픔을 어루만지며 밤을 비춥니다.

그녀들의 눈물은 이슬처럼 맺히고

 고요한 바람 속에 작은 희망의 속삭임이 들립니다.

 

2

가을

손 시린 회상의 그리운 얼굴들 

슬픔 속에서도 빛나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피어납니다.

 

낙엽이 쌓여가는  위에 흩어졌던 그리움

험준한 등산길을 헐떡이며 걷던 날  

사람의 추위를 신의 제단에 올리며

한없이 안으로만 품었던 그들의 비애

베개를 적시며 쓸어내린 기억의 조각들이 스치며 지나갑니다.

 

주저앉고 싶었던 절망과 애환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강인하게 피어난 소망의 얼굴들

삶의 질곡에서 아직은 지쳐있는 모습을 봅니다.

여전히 견뎌내야 하는 일상의 무게 속에서 

작은 희망을 찾아내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3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결코 지치지 않는 가슴이여!

가을 들국화처럼 계속 피어나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손길,

가을 정원에 꽃들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꽃들을 보려고 거기에 갔습니다.

 

 

여름날 강인한 열정으로 피어나는 노랑 나리꽃

순백의 송이로 환하게 웃는 함박꽃

가을 하늘 아래 맑고 깨끗하게 피는 들국화

보랏빛 눈망울에 맑은 이슬 담은 물망초

수수하고 담백한 코스모스

 

꽃들은 다투지 않고

저마다의 색깔과 진한 향기로 창조주를 찬미하면서

생명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4

나는 그들의 염원과 진홍의 사랑에 실려 오는 전율,

사슴처럼 슬픈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생명의 충일로

마침내 가슴을 쪼개고 마는 석류의 파열 속에

유리를 입힌 듯 반짝이는 붉은 홍옥들의 눈망울을 보았습니다.

 

5

한 개비 성냥으로 능히

지옥의 불바다를 부를 수 있는 위험한 불씨

죄의 끈질긴 유혹과

목덜미에 휘휘 감기는 고독과 외로움

좌절에 기울었던 그만큼이나

헐벗은 영혼의 추운 눈시울을

따스한 불가에 녹이고 싶은 마음을 보았습니다.

 
제2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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