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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트라우마 4>

by 고파울로 posted Nov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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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트라우마 4>

- 감미로운 부드러움 -

1

뺨을 스치는 바람의 부드러움이
촉각을 타고 촉촉히 젖어들고

발밑에서 폭신폭신 느껴지는 잔디밭의 부드러움이
온 몸으로 강렬하게 퍼진다.

전신의 세포들이 부드러움에 휩쓸리는 것 같고
세포마다 알알이 부드러움으로 충만해지는 느낌이 인다.

무척 감미로웠고
더없이 행복했다.

2

온 몸으로 스며든 부드러움이
흘러넘치며 존재의 심연으로 스며든다.

부드러움이 온 몸과 마음,
전 존재를 품어준다.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이
깊은 위로를 받으며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무거움이
힘없이 스러진다.

충만한 부드러움에 밀려
내 안의 냉혹함, 차가움, 매정함, 가차 없음, 단호함, 모짐 들이 밖으로 쓸려나간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나의 강함으로 상처 받았을 사람들,
모두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일어
겸허히 용서를 청한다.

3

부드러운 잔디밭을 거닐며
온 세상의 부드러움을 바라본다.

첫 사랑부터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들이
회한 어린 그리움으로 밀려온다.

산들거리는 바람결에
하늘거리는 풀꽃인 양
만물의 부드러움이
이 마음의 그리움을 어루만져 준다.

내 영혼 속 그리운 사슴이
귀품 있게 떠오르고
마음의 풀섶에 이슬 같은 보석이 맺힌다.

우주에 충만한 부드러움이
무한한 신비의 빛을 비추어주고
내 존재의 심연 속 무한한 부드러움을 터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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