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주님 성탄을 앞두고 천사가 아주 바쁩니다.
그리고 천사는 어제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즈카르야에게 얘기하고,
오늘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동정녀 마리아께 얘기합니다.
그런데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은 무엇입니까?
천사의 등장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일까요?
낯선 존재에 두려움을 느끼는 우리는 천사도 두려울 수도 있는데
동정녀 마리아도 그런 것이고 그런 두려움을 갖지 말라는 걸까요?
아니면 처녀가 아들을 낳을 거라는 말에 그대로 승낙하면,
엄청난 일들이 당신에게 닥칠 텐데 그것을 미리 생각하며
두려워하지 말라는 걸까요?
제 생각에 둘 다일 것입니다.
천사의 등장도 처음 경험하는 낯선 것이요,
아들을 잉태하는 것도 처음 경험하는 낯선 것이며,
하느님의 아들을 낳는 것은 더더욱 낯선 것이며 두려운 것일 겁니다.
그래서 대답이 쉽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어떤 대답을 할지 천사는 마리아의 입을 주시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대답에 우리의 구원이 달린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을 오늘 독서의 기도에서 베르나르도 아빠스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동정녀여, 당신은 잉태하여 아기를 낳으시리라는 전갈을 받으셨습니다.
이제 천사는 당신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는 자기를 보내 주신 하느님께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비참에 눌려 있는 우리마저 그 자비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승낙하시기만 한다면 우리는 즉시 해방될 것입니다.
당신의 짧은 응답으로 인해 회복되고 다시금 생명으로 부름받을 것입니다.
동정녀여, 속히 응답하소서. ‘말’을 하시고 하느님의 ‘말씀’을 잉태하소서.
일시적인 ‘말’을 하시고 영원한 ‘말씀’을 받으소서.
믿음에게 마음을,
승락에게 입술을,
창조주께 당신의 모태를 열어주소서.”
아무튼 마리아의 승낙을 노심초사하며 기다리는 천사에게
동정녀 마리아는 이렇게 응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응당하신 마리아께서
우리도 당신을 본받아 응답하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실 것이고,
베르나르도 아빠스도 오늘 우리에게 똑같이 재촉할 것입니다.
믿음에게 마음을,
승락에게 입술을
창조주께 우리의 태를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