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복음에서 천사의 말에 응답했던 마리아는
천사의 말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먼 길을 마다않고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천사가 말한 것,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마리아 자신도
불가능한 일의 가능성을 체험했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엘리사벳의 인사를 보면
마리아의 임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엘리사벳은 마리아 태중의 아기를 알아봅니다.
마리아가 석 달 가량 엘리사벳과 함께 지낸 후
엘리사벳이 출산을 한 것을 보면
마리아는 천사의 방문을 받은 후
거의 바로 엘리사벳을 방문한 것 같습니다.
그 말은
마리아가 신체적인 변화를 느끼기에는
아직 시간이 충분히 흐르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하기 전에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그렇다면 마리아는
아직 불가능한 일의 가능성을 체험하지 못했고
그래서 더 엘리사벳의 모습을 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서둘러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마리아는
엘리사벳에게 일어난 기적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도 보게 됩니다.
임신 사실을 확인했을 때
마리아의 기분은 어떠했을까요?
엘리사벳은 오늘 복음에서
그것을 행복이라고 표현합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남자를 알지 못하면서 임신할 것이라는 말을
믿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나와 가까운 엘리사벳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것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천사의 말에 응답했지만
자신의 임신을 확신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마리아는 천사의 말을 붙잡고 있었고
오늘 드디어 엘리사벳을 통해
임신 사실을 확인합니다.
정말 그렇게 될까?
마리아는 수없이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 걱정과 고민이 이제 끝났습니다.
마리아처럼 우리도 삶 속에서
수많은 걱정과 고민을 합니다.
천사가 나타나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도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그래서 더 확신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의 걱정과 고민을 해결해 주신 것처럼
우리의 걱정과 고민도 해결해 주실 것입니다.
마리아처럼 끊임없이 생각하고
할 수 있다면 눈으로 확인하려는 마음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희망의 다른 이름은
오늘 복음에 따르면 행복입니다.
우리가 꿈꿀 때
하느님께서 이루어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