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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트라우마 (6)

by 고파울로 posted Jan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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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트라우마 (6)

- 포근함 -

봄의 정취가 흐드러지게 느껴지는
푸르른 들판

맑고 찬 기운을 흠뻑 마시며 걷노라니
포근함이 스며든다.

들숨 날숨의 부드러운 기운에 따라
의식의 저편으로 흘러든다.

나뭇가지를 주워 들자
그 느낌이 존재감으로 흐른다.

익명적이었던 나무의 존재와
친숙한 관계가 형성된다.

서로를 구속하지 않으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그렇게 자연스러운 관계 안에서
편안한 관계가 뒤따르는 자유로운 관계

그동안 마치 어둠속에 잠겨 있었던 것 같던
주변의 사물들이 아름답게 들어온다.

이름 모를 잡다한 풀들과 갈대,
잎이 진 나목들이 모두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지친 나의 몸과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며 품어준다.

새 소리도 포근하고,
뺨을 스치는 바람결도 포근하다.

포근함 속에 편안하게 젖어드니,
봄 바람의 생동감을 실어 나르는
들숨 날숨도 포근하다.

삭막했던 포도도 포근하고
하늘과 땅, 우주 만물이 포근하다.

태초부터 지상의 시간 끝까지
창조된 만물이 어머니처럼 나를 품어준다.

어머니 자연 안에
늘 묵묵히 사랑해주셨던 어머니의 사랑이 메아리친다.

어머니의 사랑이 자연의 사랑이었고
자연의 포근함이 어머니의 포근함이었구나!

포근한 자연의 모성과
포근한 어머니의 사랑이 가슴 속으로 밀려든다.

고요히 눈을 감고
포근한 모성 속에 빛나는 하느님의 모성을 관조한다.

만물을 품어 키우는 대지처럼
나의 부족함과 결함, 잘못과 실수, 티끌과 더러움까지
모든 것을 품어주는 어머니 하느님의 신비!

드넓은 하느님의 모성적 포근함의 신비 속에서
존재론적인 죄마저 용서됨을 우주 만물과 함께 느낀다.

2024. 2. 23. 오후 제주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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