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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5주 화요일-우린 다 뱀에 물린 자.

by 당쇠 posted Mar 2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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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님과 당신께 불평하여 죄를 지었습니다.
이 뱀을 우리에게서 치워주시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너는 불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아라.
물린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보면 살게 될 것이다.”

우린 다 뱀에 물린 자.

이스라엘은 참으로 힘든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행복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는 것은 이렇게 대가를 치러야 하나 봅니다.
그래서 이들은 행복을 찾아간다는 것은 까맣게 잊고
지금 당하는 고통만을 보며 불평을 토해냅니다.

그러나 그들의 불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여러 번 불평을 터트렸고 매번 그 불평을 하느님께선 들어주셨습니다.
물을 주시고, 만나를 주시고, 메추리도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또 불평을 하자
하느님께서는 죽음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십니다.
극약처방이란 죽든지 살든지 둘 중의 하나인 처방을 말하지요.

이렇게 극약처방으로 죽을 지경이 되자 불평하던 이스라엘의 입에서
불평이 사라지고 살려만 달라는 애원이 나옵니다.
살려만 주면 이제 아무 불평 없이 잘 따르겠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불평불만은 살만하니까 나오는 겁니다.
살만하니까 삶이 고통스럽다 불평이 나오고
살만하니까 삶이 심심하고 지겹다 불평이 나오는 겁니다.
죽을 지경이 되면 오직 삶만 생각하고
살기 위해 어떤 고통도 불사합니다.
그러니 시한부 인생이 삶을 가장 치열하고 아름답게 살 듯
삶을 가장 사랑하고 진지하게 살게 하는 것이 죽음입니다.
그리고 삶을 가장 사랑하도록 죽음을 보게 하는 것도 죽음입니다.

오늘 민수기에서 뱀에 물린 자는 불 뱀을 보라는 처방이 주어집니다.
뱀에 물린 자에게만 이런 극약처방이 내려지고
뱀에 물린 자만이 처방대로 불 뱀을 볼 겁니다.
죽게 된 자만이 죽음을 본다는 애깁니다.

우리는 여간해서는 죽음을 아니 봅니다.
병원에 가서 안 좋다는 진단을 받고 ‘암이 아닐까?’하고
가족에게 얘기하면 빈말이라도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합니다.
안 좋은 얘기는 아예 입에 올리지도 말라는 얘기지요.

이렇게 우리는 봐야 할 것을 보지 않고 피합니다.
엄연히 죽음은 삶의 짝이고
불행은 행복의 한 부분이며
고통은 기쁨의 동반자인데
우리는 한 쪽은 애써 외면하고 한 쪽은 엉성하게 붙잡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은 외면하지 말고 직면하라고 가르치십니다.
불 뱀을 높이 매달고 우러러 보라고 하십니다.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주님, 당신을 바라보라고 하십니다.

고통과 맞서 싸워 기쁨을 얻으라고 하십니다.
불행과 직면하여 참 행복 얻으라고 하십니다.
죽음을 바라보며 참 삶을 살아가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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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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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까치 2012.03.27 07:36:57
    애써외면하고 엉성하게 붙잡는 내모습 봅니다. 죽게된자만이 죽음을보며 참 삶을 살아가라 하십니다.장애딸 가슴조이며 바라보며 애써외면 할때 힘든시간들 지내며 참 삶을 살기위해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예수님 감사 찬양드립니다.생수를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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