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묻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오늘 복음의 마지막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의 질문에서 주어는 '남편'만 있지만
예수님의 말씀에서 주어는 '남편과 아내' 둘 다 있습니다.
이것으로 혼인에 대한
바리사이들과 예수님의 생각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혼인이
남편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반면 예수님께서는 혼인의 주체가
남편과 아내, 이 둘임을 말씀하십니다.
유다 사회는 철저한 남성 중심 사회였습니다.
유목민족이었던 그들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
힘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남성 중심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자녀들은
남편과 아버지에게 속했습니다.
딸은 결혼을 하면서
아버지에게 속했던 것에서
남편에게 속하는 것으로
그 소속이 바뀌었습니다.
즉 보호자가 바뀐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을
소유자가 바뀐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혼인으로 그녀는 아버지의 소유에서
남편의 소유로 바뀐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부부의 일치를 말씀하십니다.
일치는
서로 대등한 두 가지가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남편과 아내는 대등한 존재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속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속합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도
일방적으로 그 관계를 깰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약자를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약자를 소유하기 쉽습니다.
내 마음대로 함부로 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인간 관계는
어떤 관계에서든지
대등함과 평등함이 바탕이 되는 관계입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모두는 서로 형제자매입니다.
물론 우리의 본성은
조금이라도 상대방 위에 서고 싶고
그래서 내가 가진 힘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평등하게 관계를 맺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그리고 너도 하느님의 자녀임을
기억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