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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재만 남기고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Mar 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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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입니다.

재를 머리에 얹으며 우리가 재와 먼지에 불과한 존재이고,

재와 먼지로 돌아가게 될 것을 기억하라고 권고받는 날입니다.

 

그래서 이따가 재를 얹는 예식을 하며 오늘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대신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고 권고하겠습니다.

 

그런데 재란 무엇이고 재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재란 불에 타고 남은 것이지요.

 

그러니 이런 권고를 받는 우리는 오늘 자신을 불태우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자신을 불태운다는 것이 구체적으로는 어떤 의미이겠습니까?

 

크게 두 가지이겠습니다.

하나는 부정적인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의미이겠습니다.

 

부정적인 의미를 먼저 보면 욕망을 불태워 재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보통 욕망을 불사른다고 할 때의 뜻과는 다릅니다.

 

욕망을 불사른다는 것은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뜻이지만

불태운다는 것은 욕망이 사그라들어 재가 되게 하는 겁니다.

 

지금의 저는 욕망이 거의 다 타버린 재처럼 사그라들었지만

젊을 때는 끓는 피와 같았기에 어떻게든 사그라들게 해야 했는데

제일 좋은 방법이 무덤에 가는 것과 양로원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술 한 병 사 들고 묘지에 가 아무 무덤이나 돌아가신 분께 한잔 올린 다음

그 무덤을 베고 무덤의 그분과 함께 한잔하면 욕망이 사위어지고

양로원에 가 어르신들과 어울리다 보면 욕망이 정화되거나 순화되었습니다.

 

그러나 욕망이 이미 사그라든 지금은 진정한 사랑을 불태워야 할 때입니다.

욕망이 사그라들며 사랑도 같이 사그라들게 해서는 안 되고

앞에서 봤듯이 지금이 오히려 욕망이 정화되어 참사랑을 할 때란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육신만 화장하지 않고 저의 사랑도 영혼도 화장하고 싶습니다.

남은 생애 제게 있는 사랑을 내 몸뚱이를 위해 아껴두거나 남겨두지 않고

아낌없이 남김없이 다 주고 재만 남기고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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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성체순례자) 2025.03.05 07:46:58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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