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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다음 목요일-선택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Mar 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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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식당의 식단은 아주 간단합니다.

콩나물국밥, 콩나물비빔밥, 된장찌개, 비지찌개, 떡만두국, 잔치국수 여섯 가집니다.

그런데 몇 가지 아닌데도 선택의 고민을 매일같이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오시는 손님 가운데 한 십여 분은 매일 오시고

매일 똑같은 것 곧 콩나물비빔밥을 드십니다.

 

그것은 저희 콩나물이 직접 키운 것이라 워낙 맛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뭘 먹을까 선택을 고민하는 것이 귀찮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때 또 어떤 사람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은

선택의 자유가 없는 것이기에 불만이지만,

어떤 때 또 어떤 사람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

곧 선택의 자유가 없는 것이 오히려 편합니다.

 

저도 뭘 먹을까 이런 것 때문에 고민하고 싶지는 않은 부류인데,

하찮고 귀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것 때문에 고민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먹는 것에 아주 진심입니다.

뭘 먹을까 고민하는 것이 전혀 귀찮지 않고 꽤 시간을 들여 숙고한 다음

원하는 맛집을 찾아가는데 거기 가면 줄 서서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도

짜증 나지 않고 그것이 즐거움이며 원하는 것을 먹고 나면 만족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선택에 대해 성찰코자 합니다.

슬기롭고 성숙한 선택을 어리석고 미성숙한 선택과 비교하면서.

 

계속해서 먹는 것을 가지고 얘기를 이어가면

어렸을 때는 뭘 먹을지의 기준이 달콤함 곧 맛이고,

맛이 있느냐 없느냐이며 내 입맛에 맞느냐 안 맞느냐입니다.

 

그러나 나이 먹어 어른이 되면 그 기준이 건강입니다.

통풍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은 건강을 생각하며

어렸을 때 즐겨 먹던 것 그러나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을 끊습니다.

 

그런데 더 나이를 먹고 더 슬기로운 사람은 기준이 또 달라집니다.

더 영적이고 더 고상하고 더 중요한 것이 기준인데 곧 생명입니다.

 

건강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 생명입니다.

그게 그거 같지만 영원한 생명에 이르면 건강과 생명은 다른 거지요.

 

그래서 오늘 독서 신명기는 생명과 행복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보아라, 내가 오늘 너희 앞에 생명과 행복, 죽음과 불행을 내놓는다.

너희와 너희 후손이 살려면 생명을 선택해야 한다.”

 

선택을 고민한다면 뭘 먹을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생명과 죽음, 행복과 불행을 놓고 고민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생명과 행복과 같이 더 중요한 것에 관해 고민하지 않고

먹는 것 같은 덜 중요한 것에 진심이고 그것을 가지고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께서도 목숨에 대해 말씀하시며

자기 목숨을 잃어야 목숨을 얻는다고,

목숨을 얻는 방법에 관해서 말씀하십니다.

 

정녕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그러므로 더 슬기롭고 더 성숙한 사람은 선택을 잘해야 할 뿐 아니라

그것을 얻는 법까지 잘 알아야 하고,

얻는 법을 잘 알 뿐 아니라 실제로 그것을 얻고 마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그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목숨을 얻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생명의 동아줄을 위에서 내려주시는데

우리는 그 동아줄을 잡기 위해 내가 잡은 그 줄은 놔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잡고있는 동아줄은 낡고 썩어 곧 끊어질 텐데

그걸 놓으면 죽는다고 꽉 잡고 놓지 못하는 나는 아닌지

그래서 주님이 주시는 생명의 동아줄을 놓치지는 않는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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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성체순례자) 2025.03.06 09:23:17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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