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오는 날
봄비 머금은
매화 꽃망울
눈물처럼 맺힌
생의 기쁨
수선화의 목을
뽑아 올리는 손
부드러운 바람으로
생명을 불어넣네
산수유의 노랑 저고리를
지으시는 손끝에서
솜씨좋은 어머니의 마음을 보네
홍매는 설레는
여인의 가슴을 담아
치맛자락을 곱게 차려입네.
촉촉하고 부드러운 손길로
마늘과 양파의 청춘을 불러내는
생명의 여로
육묘장의 소녀들은
시집갈 날을 꿈꾸고
목련은 차분히 가슴을 식히며
숨고르기를 하네.
생명을 길러내는 창조의 날
봄비 속에서 나를 보네
나도 그렇게 사랑받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