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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사순 2주 월요일-쟤들이 아니라 저희가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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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죄를 짓고 불의를 저질렀으며 악을 행하고 당신께 거역하였습니다.”

 

오늘 다니엘서에서 저희는 죄를 지었다는 고백이 몇 차례 반복되는데

이 고백에서 저는 저희는이라는 표현이 유독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예언자는 하느님께 쟤들이 죄를 지었다고 고발하지 않고,

저희는죄를 지었다고 공동의 죄를 공동 고백하는 겁니다.

 

이래야만 살 수 있습니다.

이래야지 같이 살 수 있습니다.

 

공멸하는 공동체를 보면 서로 쟤가 잘못했다고 합니다.

저는 요즘 이런 모습을 너무 많이 보고 있고 그래서 무척 가슴이 아픕니다.

공멸의 길을 끝까지 가려는 그들이 가엾기도 하고 분노가 치밀기도 합니다.

서로 너를 눌러 이기고 자기만 살려고 하다 결과적으로 공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주님께서는 몇 가지 구체적으로 지적하시는데

먼저 남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남을 판단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제 생각에 여기에는 함부로라는 부사 하나가 빠져있고

그래서 주님께서는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제가 왜 이런 말씀을 드리는가 하면

판단은 그 자체로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 우리는 판단을 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육신으로나 정신으로 병이 있으면

그 병이 무엇인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그래야 정확한 치료가 되겠지요.

 

그러므로 함부로 판단치 말고 신중히 그리고 정확히 판단하면 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그 판단은 사랑의 판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일이나 사람의 상황 판단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 판단이 문제이고 그것도 단죄가 목적인 판단이 문제이겠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판단하지 말라고 하신 다음

남을 단죄하지 말라는 말씀을 이어서 하십니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오늘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그다음이 더 중요합니다.

단죄하지 말라는 말보다 용서하라는 더 적극적인 사랑,

또는 더 적극적인 자비의 말씀을 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말씀을 종합하면 단죄하지 말고 용서하라는 말씀인데

이와 관련하여 저는 옛날의 저의 부끄러운 모습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옛날의 저는 단죄한 다음 용서하느라 애썼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많은 경우 멀쩡한 사람을 단죄하여 죄인 만들고,

그런 다음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을 용서하느라 애를 썼습니다.

 

애초에 단죄하지 않았으면 용서하느라 애쓸 필요가 없었는데

교만했기에 감히 단죄하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고 죄지었던 것이며,

교만을 제거하지 않고 용서하려고 했기에 용서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하고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자비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겸손이 밑바탕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겸손이 밑바탕 되었을 때야 우리는 다니엘서의 예언자처럼

쟤들이 죄지었다고 고발치 않고 저희가 죄를 지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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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성체순례자) 11 시간 전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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