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추위를 神의 제단에
수술하러 떠나기 전날
갑자기 추워진 날씨처럼
통증도 변덕스럽다.
복사꽃 위에 쌓인 눈
배꽃 위에 쌓인 눈
꽃들은 얼마나 시릴까!
이제 막 가슴을 열고
벌들을 기다렸는데
시린 가슴에
눈이 녹아 흘러내리네.
겨울과 여름을 오가는 날씨
울다가 웃고 웃다가 우는 내 얼굴
느티나무에도 연한 슬픔이
그래도 흐름은 막을 수 없지
동트는 새벽을 기다리면서
새벽기도를 바치네.
꽃 위에 내린 눈
꽃위에 쌓인 눈
봄의 노래를 잠시 멈추고
바람 속에 잠 못 이루는 꽃들아
아픔은 바람처럼 지나가리라
찬란한 햇살이 땅을 깨우듯
느티나무의 슬픔도
새벽의 고요 속에 치유될 테니
동이 틀 무렵
가슴 깊이 품은 기도가
새의 노래처럼 퍼지리라
눈물은 따뜻한 강물이 되어
머지않아 또다시 꽃을 피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