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성 금요일-염치없는 오늘.

by 당쇠 posted Apr 06, 201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우리에게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는 대사제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리와 똑같이 유혹을 받으신,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신 대사제가 계십니다.”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이 세상에서 삶을 마치시는 오늘
도리어 저는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오신 뜻을 생각합니다.
왜냐면 주님께서 이 세상에 오실 때
이미 이 죽음은 예견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고생이라는 것은 전혀 모르던 양반 집 규수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시집온 것과 같습니다.
구정물에는 손도 담그지 않고 마님 소리만 들으려면 애초에
가난하고 별 볼 일 없는 집에 시집오지 말아야 하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오직 사랑 하나 때문에 시집온 것과 같이
주님께서 이 세상에 인간이 되어 오심은 오직 사랑 때문이고
인간의 모든 가난과 고통과 죽음을 각오하고 오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과 모든 면에서 같아지고자 하셨습니다.
이것이 사랑의 동화同化입니다.
당신의 모든 호사스러움은 버리고 인간의 구차함을 택하시고
천국의 모든 복락은 버리고
인간의 모든 고통과 질병과 죽음을 택하시는 겁니다.

저는 이번에 주님께서 우리의 모든 고통을 택하심을 묵상했습니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은 우리의 모든 짐을 당신이 지시는 겁니다.
내가 지지 않은 나의 십자가도 주님께서 대신 지시고
내가 지지 않은 내 사랑하는 이의 십자가도 대신 지시는 겁니다.

어머니들은 걱정이 운명이십니다.
자식이 걱정하지 않는 거까지 어머니는 대신 걱정을 하십니다.
그리고 어머니들은 자식의 모든 불행을 당신의 것으로 삼으십니다.
자식이 그렇게 된 것 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렇게 낳았고 그렇게 키웠으니 모든 것이 당신 책임입니다.

우리의 주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으로 인해 태어난 우리의 모든 것은 당신 책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위해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심은
우리에 대한 당신의 모든 책임을 지시는 겁니다.

저는 지금 주님께서 우리의 십자가를 대신 지심이
그러니까 당연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모든 허물과 죄를 당신 책임으로 여기시고,
그래서 모든 고통과 죽음도 당신이 것으로 짊어지시는
그런 사랑을 하신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함입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우리를 사랑하시는데,
그 사랑을 핑계 삼아 우리는
너무나도 뻔뻔하게 내 십자가를 주님께 맡깁니다.
키레네의 시몬이 주님의 십자가를 대신 졌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고 주님께서 오히려 키레네의 십자가를 지신 거지요.
그러니 사실은 키레네의 시몬이
자기 십자가 대신 지시는 주님의 십자가를 좀 거든 것입니다.

한 번은 제가 천안역에서 기차를 타러 가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너무 무거운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셨습니다.
아마 시골 농사 진 거 자식에게 갖다 주시는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들어다드리겠다고 하니 너무 고마워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들고 가는데 굳이 당신도 거들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괜찮다고 해도 너무 미안해서 그런다고 하셔서
별 도움은 안 되었어도 같이 드시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참으로 염치없는 오늘이지만,
뻔뻔스럽지 않기 위해서 오늘만이라도 제 대신 지시는 주님의 십자가를
제가 어떻게 거들어야 하는지 이 새벽 고민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쥬라블 2012.04.06 20:19:00
    길...... 위에 흘리신 그 피 한 방울로도 세상의 생명이 되셨도다
  • ?
    홈페이지 까치 2012.04.06 20:19:00
    어머니들의 걱정은 운명이시라고 본인 자식도 걱정하지않는것 대신하느라고 어리석은줄 알면서도 저절로 됩니다.때로는 주님께서 나를 보시고 너보다 내가 더 사랑하니 제발 힘들게하지 말고 비키시라하시는 것같고 나는 너를 위해 목숨까지도 아무리 사랑한들 주님과는 비교못한다고 알면서도 머리와 가슴은 다름을보고 오늘도 무한하신 자비의바다로 들어서기를 기도드리며 나의연약함 동정하시는 대사제이신 예수님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