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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 녀석!

by 김맛세오 posted Oct 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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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가 그대와 함께

 

요즘 가을 밤 하늘엔 별꽃이 쏟아져 내려오 듯 가득 피어

매일 새벽 하늘을 올려다 보는 즐거움 또한 일상의 여간한 기쁨 중에 하나가 아니랍니다.

그리고 꽃들 만이 꽃이 아니란 걸 실감하면서 새벽마다 실컷 '별꽃'을 감상하는 겁니다.

그토록 무덥고 오래이련 듯 여름을 뒤로하고,

서울 하늘이 저토록 맑고 높다니!...'오염'이라든가 '공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가을은 분명 가을인가 봅니다.

 

어쩌면 저 하늘의 수많은 별들도 저절로 생겼다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으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하느님이 지어주신 생명(生命)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가 봅니다.

별꽃 생명들이 저토록 드높은 밤하늘에 수없이 맺혀있으니,

광대무변의 하늘에 날벼락이 아닌 하느님이 수놓으신 꽃들이니 더없이 소중할 밖에요.

 

최근 저는 강릉에서의 지역회의에 참석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가까운 '오색'에서 암투병중에 있는 초교 동창을 만나고 왔지요.

위 제목에 느낌표를 곁들인 바로 그 이유랍니다.

녀석은 벌써 1-2년 전부터 임파선 암으로 투병을 하면서도

건강할 때의 평소처럼 잘 먹고 잘 다니고...그래서 아내와 함께 전국 100산을 누비노라 자신있게 지내왔답니다.

그러나 최근 암근이 여러 곳으로 전이가 되어 그동안의 모든 걸 접어두고 자연치유할 요량으로

공기좋은 '오색'에서 민박을 하고 있는 거랍니다.

 

함께 짧은 등산을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녀석은 '자유 여행가이자 공적으로 등단한 문인'으로서 그동안의 삶과 자신의 현처지에 대하여

아직 아버지가 건강하심에도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신심이 투터운 가톨릭 집 안에서 지내 온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 우리는 '생명(生命)'에 관한 많은 얘기를 나누었죠.

헤일수 없는 별꽃들이 밤하늘을 수놓는 것은 아마도 어떤 의지가 있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신앙이 없는 분들은 그냥 '자연현상'으로 돌리겠지만,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우주 한 귀퉁이에 먼지처럼 던져진 생명이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상상을 초월한 넓은 우주의 별에 비하면

태양이나 지구조차도 그에 비하면 창해일속(蒼海一粟: 바다 속 조알갱이)에 불과할 뿐,

우리의 생명 또한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먼지이면서도 숨이 불어넣어진 신비한 존재이니까요.

생명(生命)에 대한 존귀함을 깊이 생각해 보면,

'살아있는 명줄'을 뉜들 제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생명이기에, 그동안 이 세상에 살아 온 것 만으로도 감사할 따름,

더도 덜도 늘이거나 줄일 게재가 아니리라 봅니다.

 

뻐스에 몸을 실려 오면서, 아니 지금까지 내내 기도 중에 잊혀지지않는 그 녀석!

한 순간이라도 살아있다는 고마움에 그저 감사드려야 할 생명일 밖에요.

영원히 스러지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다시금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날 그 날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세상 소풍을 왔던 것"에 지극히 감사드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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