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와 초기 형제들은 가난하게 복음을 사는 삶을 삽니다.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복음을 살며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삽니다. 형제들은 로마에서 가서 이러한 극단적이고 간결한 삶의 양식을 교황으로부터 확인을 받습니다. 이후, 형제들은 리보토르토의 버려진 헛간에서 한동안 지냅니다. 하지만, 어떤 농부가 그곳을 차지하기 위해 나귀를 몰고오자, 프란치스코와 형제들은 그와 다투지 않고 그곳을 떠나 포르치운꿀라의 천사들의 성 마리아 성당으로 와서 움막을 짓고 그곳에서 지냈습니다. 형제회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이곳에서 형제들은 이제 막 시작한 수도회를 위해 건물을 짓지 않았습니다. 형제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복음적 삶의 기틀을 다집니다. 형제들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손노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일한 대가로 돈을 제외한 필요한 것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이 일할 수 없을 때에는 가난한 이들의 특권이라는 동냥을 하였습니다.(참조: 1221년 회칙 7장 3, 7-10절; 유언 20-22)
형제들이 회개생활 가운데 일하기를 시작했을 때, 형제들은 자기들의 세속의 능력과 경험 때문에 일하는 곳에서 책임있는 일이나 관리직을 맡도록 초대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형제들은 그러한 초대를 거절하였습니다. 가난하셨던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그리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그러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제들은 금전이나 돈을 받기를 거부하였습니다. 당시 도시들이 발전하면서 힘있는 이들은 돈을 이용하여 자기들의 힘과 부를 키웠고, 가난한 이들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제들은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체계를 받아들지 않고, 복음의 정신으로 이러한 흐름에 대항하였던 것입니다. 돈의 힘을 따르지 않음으로 돈이 만드는 '소외'를 사람들이 보게 하고, 돈이 만들 수 없는 세상을 형제들은 돈을 소유하지 않으며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맥락 안에서 형제들은 가난한 이들조차 거들떠보지 않던 나병환자들을 돌보며 더 낮아지는 삶을 살았습니다.
'마샤'라는 심리학자는 개인이 어떻게 자아 정체감, '나는 누군인지'를 알게되는지를 '위기'와 '헌신(commitment)'으로 설명하였습니다. 위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경험하고 또한 헌신을 할 경우에만 개인은 탄탄한 정체감을 얻게된다고 그는 말합니다. 고통이 없는 세상이 아니라 고통 가운데에서 그 고통에 짓눌리지 않고, 창조적이고 사랑적인 것에 자신을 열어젖히고 몰두할 때 자기가 누구라는 것이 점점 뚜렷해진다고 합니다.
위 기(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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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여부 있음 없음
헌신 있음 정체감 성취 정체감 유실
(commitment) 없음 정체감 유예 정체감 분산
마샤의 이론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이론이지만, 형제회의 시작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 시작한 프란치스코와 형제들은 자발적으로 위기상황을 맞이하였다. 형제들은 가난한 삶을 선택하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동냥하였습니다. 자발적인 가난 선택은 그 안에 형제들의 헌신도 포함하였다. 그리고 형제들은 자기가 아니라 가난 안에 활동하시는 하느님께 자신을 열어젖혔다. 그 결과 형제들은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고, 사람들과는 사랑을 공유할 수 있었다. 작은 형제로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