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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6주 목요일- 책임 종결

by 당쇠 posted May 17,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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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멸망은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나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제부터 나는 다른 민족들에게로 갑니다.”

이 말은 바오로 사도가 옷의 먼지를 털며 코린토 교회에 한 말입니다.
복음을 선포하였지만 그들이 반대하며 모독을 퍼붓자
옷의 먼지까지 털며 책임을 코린토 교회에 넘기는 것입니다.
책임 졸업 선언이요
책임 종결 퍼포먼스인 셈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저는 바오로 사도가 내내 부러웠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거리낌 없이,
어떻게 이렇게 단호하고 당당하게 책임 졸업을 선언할 수 있는지.

지금까지 대부분을 형제들에 대한 책임이 있는 생활을 하였고
지금도 형제들, 특히 수련자들을 양성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데
저는 한 번도 이렇게 책임 종결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한 책임을 지는 것 같기도 하고
소임 이동에 따라서 어정쩡하게 책임에서 벗어난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일을 보고 뒤처리를 말끔히 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결코 바오로처럼 선언할 수 없을 겁니다.

우선 자기가 해야 할 책임을 다했을 경우입니다.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책임을 다했다는 자신이 있을 때
이제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가 할 것은 없기에
한 편으로는 하느님께 사람들을 맡기는 것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 앞에서 직접 셈 바치게 하는 겁니다.

또 하나는 책임의 포기가 사랑의 포기가 아닌 경우입니다.
말하자면 부모가 어떻게 자식 사랑을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여전히 사랑하지만 이제는 나의 책임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책임의 졸업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사심과 불순물 없이 정말 그를 사랑하고,
사랑을 할 뿐 아니라 최선을 다해 사랑했을 때에만
당당하게 책임의 졸업을 선언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당당하게 책임 포기를 선언할 수 없음은
우리 사랑에 애착과 집착이라는 불순물이 있기 때문이고,
이런 불순물이 있기에 사랑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가는 길이 의심스러우면 우리가 열심히 달릴 수 없지요.
마찬가지로 사랑에 불순물이 있고 그래서
자기 사랑에 자신이 없으면 최선을 다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진정 원합니다.
하루를 끝내는 밤, 끝기도를 드릴 때
매일같이 저는 책임 종결을 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나는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형제들을 사랑했고
내가 할 바를 다 했으니 이제 당신께 맡깁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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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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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세실리아 2012.05.21 21:50:56
    애착괴집착,사랑 ,무관심, 아직도 식별이 어렵습니다. 단순히 만나는이 에게 최선을 다하기 원하며 뒤돌아서서 후회함없이 떠나도 슬퍼하지않으며 아무것도 내소유 아님 인정하며 이순간순간 주님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
  • ?
    홈페이지 베타 2012.05.21 21:50:56
    형제회의 봉사자로 있었을 때는 잘 알지 못했었습니다. 직책의 은총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지를요. 저가 잘나서 그런줄 알았더랬습니다. 직책에서 떠난 지금에야













    형제회의 봉사자로 있었을 때는 몰랐습니다. 얼마나 큰 은총안에 머물고 있었는지,..
    이젠 압니다. 저는 다만 도구에 불과하였었음을,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셈이 정확하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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