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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3.12.22 05:55

대림 제4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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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 복음의 마리아와 가브리엘 천사의 이야기(루카 1,26-38)를 읽은 사람은 이런 생각을 갖기 쉽습니다. 마리아의 '예'라는 응답을 통해서 하느님이 인간으로 육화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예'라는 응답이 인류 구원을 위해서 중요한 순간이었음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인 마태오 복음의 관점에서 볼 때, 마리아의 응답에 못지않게 중요했던 것은 요셉의 행동이었습니다. 요셉이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지 않았다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남모르게 파혼을 했다면, 하느님의 육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두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천사의 말은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두려움. 인간이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인간이 약한 존재임을 이야기 합니다. 마리아의 상황은,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하는 것이었는데, 이는 율법에 따라 돌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요셉의 상황은, 약혼녀의 임신은 의롭게 살려는 자신의 노력과 반대되는 것이었습니다. 즉 약혼녀의 임신으로 지금까지의 자신의 노력이 의미가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마리아응 육체적 죽음 앞에서, 요셉은 사회적 죽음 앞에서,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였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간의 약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시는 하느님이시기에, 천사를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와 요셉에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느님의 육화가 이루어지기 위해 어쩌면 가장 필요했던 것은, 인간이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두려움은 과연 무엇인가요? 인간은 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까요?

 아마 두려움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릴 것에 대한 예상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의 명예나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잃는 것에 대한 생각에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에 대한 생각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알지 못하는 막연함에 대해서 두려움을 느낍니다. 새로운 환경, 적응되지 않은 상황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더욱이 죽음은, 죽음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알지 못하기에 더욱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두려움에 반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실수가 없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죽음에 대해서 인간은 허무할 정도로 약한 존재이기에, 삶의 시간을 단 1초도 스스로 연장할 수 없기에, 그저 마냥 우리에게 다가오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두려움을 잊기 위해, 사람들은 술에 의존하고, 마약에 의존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누군가 나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면, 잠깐의 위로는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두려움을 통한 고통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직접 말씀하고 계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간이 가진 것을 잃어버릴까봐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이라면, 우리가 가진 것을 주셨고, 앞으로도 우리에게 주실 하느님만이, 우리를 그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순교자들은 하느님게서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다시 주실 것임을 믿었기에, 지금 육체적 생명을 잃어버리는 것이 영원히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얻기 위한 과정임을 믿었기에, 자신들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이 이야기 하듯, 그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렇기에 알지 못하는 막연함 속에서도, 빛을 손에 들고 가듯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걸어갑니다.

 어두운 방에서 불을 켜기 위한 스위치를 찾듯, 두려움을 느끼는 상황 속에서 하느님께서 함께 계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 한 쪽에서 조용히 말씀하고 계시는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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