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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이웃사촌들

by 김맛세오 posted Dec 2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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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강원도 오색에서 임파선 암으로 요양 중에 있던 초교 동창 녀석의 밝은 목소리-

 

    "여러 곳으로 전이가 되어 강도 높은 항암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거던.

    그런데 최근 검사를 해 보니, 퍼졌던 암근들이 다 없어져 더 이상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고 정규적으로 체크만 하면

    된다는구먼. 참으로 감사드릴 일이지?"

 

지난번 강릉에 갈 일이 있어 병문환을 갔다가 매우 위중한 병세로 심각한 얘기를 나누고 돌아 왔었지요.

기적같이 정상으로 돌아 왔다는 기쁜 소식에, 정말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그 녀석으로부터 또 한통의 전화를 받았지요-

 

    "김정임(아가다)이 어제 눈 길에 넘어져 지금 서울대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혼수상태에 있다는구먼!"

 

 '김정임'!...그녀 역시 초교 동창으로 몇 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정동수도원 혼인 성가대의 엘토 파트를 맡아

 수년간 잘 지냈고, 애들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 남편과 생이별하여 어린 남매를 홀로이 잘 키워낸

 대단한 엄마! 작년에 딸을 출가시키고 내년 4월이면 아들마져 혼인을 한다고 괜찮은 며느리감을 만났다

 기뻐하던 참으로 정이 많은 자매...!!!

 병문환을 가보니,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중태여서 매일 기도 중에 회생의 기도를 바칠 뿐이죠.

 

세상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더니! 그렇습니다. 아무도 코 앞 일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삶이려니,

살아가는 동안 하느님께 감사드릴 밖에요.

 

또 엊그제 동창 모임에 나오라는 회장 녀석의 전화를 받고,

시간을 내지 못하는 것이 아님에도 일언지하에 참석을 안할 것이라고 답을 주었습니다.

이유인즉은, 오랫만에 만나 회식하고 노래방이나 가고...헤어지는 동창 모임이 너무나 식상한 느낌이 들어

별로 참석할 의미가 없는 거지요.

물론 동창들 서로 경조사라도 생기면 주거니 받거니 함께 기뻐해 주고 위로해 주는 계기가 되겠지만,

생활반경이 너무나 다른 저에게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느낌 외에는...

 

그렇습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에 얼마나 공감이 가지는지요!

계산에 밝은 상고(商高) 동창들이 제 맘에서 멀어진지 오래요, 친인척 관계 역시 자주 만나는 몇몇 외에는

점차 소원해질 밖에 없는 것이 정한 이치이죠.

"이웃사촌'은 자연적으로 신앙의 이유로 세월이 많이 지나도 끊임없이 상호간 기도의 연(緣)을 맺고있는 분들!

멀고 먼 나라, 영국의 베로니까 자매님 가족과 아일랜드 아줌마, Mary B^rien과 Oscal 신부님, 워싱톤의 말가리다 자매님,

박안나/예나 자매님들, 가까이 두 이모님들과 세째 외삼촌 그리고 인월에 사는 은희 선생님 내외, 그리고 최근 스스럼없이

만나지게 된 몇 '빈들' 회원님들...이렇게 손을 꼽을 정도가 바로 저의 이웃사촌인 걸 생각하면,

제 안에서 점차 멀어지게 되는 분들은 만났던 인연이 다하여 감사할 따름, 더 이상 만날 일이 없는 게지요.

 

현재를 배제할 수 없는 초월적인 영성 안에,

만나서 즐거운 사람(성한 분이건 환자이건) - 기도 안에 그런 이웃사촌이면 족하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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